아웃도어 중위권의 도발… 자칫하면 ‘땡’

입력 2011-08-3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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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밀레 등 후발업체 물량 대폭 확대…소비위축 속 ‘땡처리’ 우려

아직 무더위가 한창이지만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전년보다 물량을 평균 50% 가량 확대하고 스타마케팅에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등 본격적인 F/W(가을·겨울) 판촉전에 돌입했다. 노스페이스의 독주를 깨기 위한 후발업체들의 무리한 도발(?)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이들을 바라보는 업계 시선은 밝지 않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의류 소비위축이 본격화되면서 하반기 아웃도어 시장의 성장세가 예년과 같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과도한 물량 증대는 판매위축에 따라 아울렛·땡처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매출액의 5% 이상을 지출해 쏟아부은 스타마케팅은 과도한 판촉비 지출로 인해 수익성에 부담을 가져올 것이란 게 업계 측 시각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컬럼비아, 밀레, 라푸마, 네파 등 4개 아웃도어 브랜드는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의 2배정도인 2000억원 이상으로 잡고 빅4 진입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위권 브랜드 모두 물량을 평균 30~50% 이상 늘린 가운데 네파는 ‘2PM’을 전면에 내세워 강인하고 도전적이며 활동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백화점 입점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블랙야크는 메가숍을 확대하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조인성’을 간판모델로 내세웠다. 라푸마와 밀레도 인지도 마케팅과 유통채널 확대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 2009년 노스페이스가 배우 공효진을 기용하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업시키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창출되며 촉발된 스타마케팅에 후발업체들이 앞다투어 모방하고 나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스페이스-빅뱅·이연희, 블랙야크-조인성, K2-현빈·원빈, 코오롱스포츠-이승기·이민정 등 선두업체들이 대대적인 광고 전략을 펼침에 따라 중위권 브랜드의 스타마케팅도 활발해지고 있다”며 “문제는 올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경기위축이 본격화되면서 빅3는 물론이고 중위권 브랜드들이 과도한 판촉비용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날개돋힌 듯 팔렸던 아웃도어 제품이 안팔릴 가능성이 농후해 유통인프라를 제대로 갖춰놓지 않은 곳은 물량의 50% 이상의 ‘땡처리 판매’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브랜드의 가치하락은 고사하고 도산의 위험도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아웃도어 업계는 과도한 물량 증대로 인해 노스페이스를 제외하고는 아울렛, 상설할인매장, 땡처리 등을 유통채널 판매로 이용하고 있다. K2와 코오롱스포츠 등 2~3위업체들마저 상시적으로 할인판매가 가능한 매장을 전국적으로 십여개씩 운영중이다.

문제는 아웃도어 빅3의 경우 브랜드 로열티가 확고하기 때문에 땡처리에 따른 소비자 인식변화가 없다. 하지만 중위권 브랜드의 경우 아울렛과 땡처리에 대한 이미지가 부각되면 브랜드 로열티 형성에는 실패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로열티가 강하지 않는 중위권 브랜드의 경우 올해 과도한 물량증대로 인해 땡처리가 불가피, 브랜드가치 하락에 따른 폐해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브랜드력에 실적 차이가 드러나는 만큼 시장의 양극화현상, 업체간 부익부 빈익빈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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