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 블랙 생산중단, "팔면 팔수록 손해"

입력 2011-08-30 10:51 수정 2011-08-3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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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초기부터 프리미엄 라면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신라면블랙이 출시 후 불과 4개월만에 생산을 잠정 중단한다.

신라면 블랙은 농심이 3년여 동안 300억원 이상의 돈을 들여 개발한 제품으로 출시 한 달만에 10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며 대박 제품 반열에 올랐지만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신라면블랙에 대한 허위·과장 광고 제재 이후 월평균 판매액이 30억원 이하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라면업계에서는 공정위의 과장·허위 광고 과징금 부과 이후 제품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은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공정위는 제품 출시 이후 일반 신라면에서 성분을 업그레이드해 프리미엄이라는 이유로 편법 가격인상을 했다며 지속적인 인하 압박과 동시에 과장광고 제재를 가했다.

농심이라는 대기업의 ‘설렁탕 한 그릇의 영양을 담았다’, ‘완전 식품에 가깝다’ 등의 광고내용을 믿고 2배 가까운 가격을 주고 구매했던 많은 소비자들이 정부 발표 직후 등을 돌려버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출시 초기 프리미엄 논란에도 한 달만에 100억원 가까운 판매고를 올려 라면에도 새로운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결국 공정위 농심의 기업 이미지가 추락하면서 매출이 줄어들었다”면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식품업계에서는 이번 신라면블랙 생산중단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권장소비자가격표시제도 부활, 가격인상 결정 여부 등 정부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 기업은 향후 사업에 엄청난 제약이 따를 것이라는 것을 명확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원자재값 폭등에 따라 가격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설탕과 밀가루값은 물론 원유값 상승에 따른 우유가격인상에 대한 말조차 꺼내기 힘든 처지가 됐다.

정부의 가격 단속에 이미 식품업게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이미 떨어질대로 떨어졌다. 원재료 값 상승에 따른 가격인상분을 제품에 반영하지 못해 마진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이번에 된서리를 맞은 농심은 전년 동기 대비 25.7% 떨어졌고, 식품소재업체인 대한제당과 대한제분도 각각 45.8%, 62.2%나 줄어들었다.

식품업계 고위 임원은 “업계 1위 농심이 3년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신라면블랙을 시장에 내놓았는데 출시하자마자 이렇게 된서리를 맞으면 다른 기업들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며 “과연 어느 기업이 신제품 개발에 나설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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