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범현대가와 화해하나

입력 2011-08-30 13:43 수정 2011-08-3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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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상대 민사소송 취하…범현대가와 갈등 해소 주목

현대그룹이 현대자동차그룹을 상대로 제기했던 민사소송을 취하키로 함에 따라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 간의 관계가 개선될지 재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범현대가의 장자인 정몽구 회장이 이끄는 점을 고려할 때 현대차그룹과의 관계개선이 이뤄지면 현대중공업그룹, KCC 등과의 갈등관계도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그룹은 30일 “지난해 현대건설 인수전 당시 우선협상대상자가 현대그룹에서 현대차그룹으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제기했던 명예(신용)훼손 민사소송을 취하한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 취하는 내달 3일 현대그룹 장녀인 정지이 전무의 결혼식을 앞두고 가족간의 화합도모 차원이라는 것이 그룹측의 설명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번 민사소송 취하조치가 현대차그룹으로부터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인수를 조건으로 한 것은 아니다”라며 “앞으로 가족의 화합과 상호발전을 위한 노력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전부터 시작해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KCC그룹 등 범현대가와 불편한 관계를 지속했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과의 갈등은 첨예하기 지속되고 있다.

양측은 현대그룹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 경영권과 관련된 갈등을 빚었다. 지난 2006년 경영권 분쟁에 이어 올해 현대상선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우선주 발행한도 확대를 꾀했던 현대상선의 결의안을 현대중공업이 반대하면서 백지화됐다.

이후 현대상선은 전통적으로 선박건조를 발주했던 현대중공업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지난 23일 현대상선은 대우조선해양에 7000억원 규모의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하고,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상선의 지분을 취득하면서 우호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또 정몽준 현대중공업 최대주주를 중심으로 범현대가가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키로 한 과정에서도 현대그룹은 제외되는 등 현대가의 일원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의 소송 취하는 범현대가와 관계회복을 위한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으로부터 이어진 전통은 현대그룹이 가지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룹의 장손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한 범현대가와 갈등구조를 지속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룹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의 경우 해운시황이 불투명할 뿐만 아니라 상징성을 갖고 진행하던 대북사업도 이미 난관에 빠진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달 현정은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 현대 U&I 전무의 결혼을 앞두고, 범현대가의 결속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소송진행 현황에서도 나타났다. 현대그룹은 현대차그룹에 대한 소송은 취하했지만, 외환은행 등 채권단을 상대로 한 양해각서 부당해지 등 민사소송은 범위와 일정을 확정하는 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현대그룹과 범현대가의 갈등이 간단하게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범현대가 장손인 정몽구 회장과의 갈등이 마무리된다면 다른 현대가 일원들과의 갈등해소도 탄력을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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