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이후 6개월 日 경제 어디로

입력 2011-08-30 15:56 수정 2011-08-30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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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가 일본 열도를 휩쓸고 지나간지 내달 11일로 6개월을 맞는다.

그동안 일본은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사고, 그로 인한 전력난, 서플라이체인(부품 공급망) 두절, 엔화 강세 등 연이은 악재로 중환자실의 환자처럼 산소호흡기로 연명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대지진 충격은 산업계를 마비시켰고 이로 인한 대량 실업, 소비 위축 등으로 일본 경제는 침체의 늪에 빠져들었다.

일본 경제는 올 1분기(2011년 4~6월)까지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사실상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결국 무디스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일본의 신용등급을 기존 ‘Aa2’에서 ‘Aa3’로 강등했다. 무디스는 “동일본 대지진이 2009년 세계적 경기 침체로 타격을 입은 일본의 경제 회복을 더디게 해 디플레를 악화시켰다”고 진단했다.

무디스는 특히 “잦은 총리 교체가 장기적으로 경제와 재정 건전화에 방해가 됐다”고 지적하고, 막대한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문제가 일본의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고 평가했다.

동일본 대지진 발발 후 일본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무디스가 처음이었음에도 시장의 반응은 덤덤했다. 장기 불황과 연이은 악재를 거치면서 충격에 대한 불감증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무뎌진 일본 경제에 대지진이 오히려 자극제가 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강하게 피어오르고 있다.

그동안 일본 사회가 안고 있던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대지진을 계기로 부각된만큼 피해 복구 과정에서 일본이 스스로 문제점을 자각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이다.

대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총리 직속으로 마련된 ‘동일본 대지진 부흥구상회의’를 이끄는 안도 다다오 교수는 “그동안 우리는 풍요에 빠져 일본에 대한 애정을 잊고 있었다”면서 “대지진을 통해 일본이라는 나라의 가치를 재정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지진 피해의 직격탄을 맞은 동북 지방을 특별행정구역으로 지정해 법인세를 인하하는 등 주요 산업인 어업과 농업뿐아니라 다른 산업 유치에도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업이나 농업, 제조업, 어업 등 다양한 산업을 서로 연결시켜 상승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토교통성과 경제산업성, 재무성 등 각 부처가 단결해야 하는데, 대지진이 흩어진 부처에 단합의 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기대감은 현실 기미를 보이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차기 일본 총리 내정자가 여야 단합을 표방하며 일본의 재정건전화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민주당은 2009년 역사적 정권 교체를 실현한 이후에도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파와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파 등 크고 작은 그룹으로 갈려 파벌싸움을 벌여왔다. 이는 당내외에서 구심점을 약화시켜 정권 운영을 방해했고 나아가서는 단명 총리의 산실이라는 오명을 씌웠다. 결국 일본의 국가 신인도에도 치명상을 입혔다.

일본 재계는 노다 총리 내정자가 이같은 오명에 방점을 찍고 재정건전화를 진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요네쿠라 히로마사 게이단렌(경제단체연합) 회장은 “노다 씨는 세제, 재정, 사회보장, 정책에 매우 밝은 행동력있는 정치적 리더”라며 “이런 와중에 노다 재무상이 새 대표에 오르게 된 것은 정말 든든한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S&P와 무디스는 “새 정권의 수명과 노다 재무상이 재정건전화에 얼마나 적극적인 자세를 나타내는 지가 신용등급 회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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