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5명의 장관급에 대한 개각을 30일 단행했다.
통일부 장관에 류우익 전 주중대사,보건복지부 장관에 임채민 국무총리실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최광식 문화재청장, 여성가족부 장관에 김금래 한나라당 의원(비례대표), 국무총리실장에는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을 각 내정했다.
이 대통령이 이번 개각에서 '대북 원칙론자'인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교체함에 따라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진전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현 장관은 청와대 통일특보로 물러난다. 류 내정자의 통일 장관 내정은 그가 주중 대사를 역임했다는 점에서 경색된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다만 현 통일 장관을 대통령 통일정책특보로 기용, 남북관계 라인을 '류-현 라인'으로 재편한 것은 유연성을 지향하면서도 대북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포석인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 장관에 경제 관료 출신인 임 실장을 지명한 것은 내년 총선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급증할 정치권의 복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요구에 맞서 재정 건전성을 지키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건의료계와 사회복지 분야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개각 전부터 경제 관료의 복지 장관 임명을 반대해왔고, 경제 부처와 각종 현안에서 대립해온 복지부 내에서도 경제 관료의 장관 기용에 대해 불만의 시각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당초 문화·예술·체육계 유명 인사 중 발탁하려던 문화부 장관에는 고려대 교수 출신인 최광식 문화재청장을 낙점했다. 그가 문화부 장관에 임명되면 문화부 산하 기관 중 차관급 직급인 국립중앙박물관장과 문화재청장을 거쳐 문화부 수장에 오른 첫번째 인물로 기록된다.
여성부 장관 김금래 내정자는 오랜 여성단체 활동과 당에서의 여성정책 개발 등으로 여성문제의 실무에 강하며 여성인권 분야에 애정을 보였다는 것이 여성계와 정치권의 대체적 평가다.
한편 이재오 특임장관은 개각 발표 직후 사임하고 한나라당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특임장관 자리는 당분간 공석으로 두기로 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