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연이은 약가인하 압박에 ‘숨통’이 막힌 제약업계가 스스로 ‘살 길’모색에 나섰다. 다국적 제약사의 텃밭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미는가 하면, 약가 정책의 영향을 덜 받는 ‘일반의약품’부문을 더욱 강화하는 등 어려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발표한 약가 제도 개편안에 국내 제약시장은 더욱 위축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7월 원외처방 조제액은 전년 동월 대비 4.5% 증가한 7328억원을 기록하여 4월에 이어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오리지널을 보유한 외자계 업체의 증가율은 8.9%를 기록한 반면, 국내 업체 성장률은 2.9%에 그쳐 국내 업체의 점유율은 전년 동월 대비 1.1%p 감소했다.
이러한 가운데 대웅제약은 최근 CT 조영제 ‘네오비스트’를 출시, 다국적 제약사 주도의 조영제 시장에 대한 공략을 본격화했다. MRI나 CT 촬영 시 쓰이는 약물인 조영제는 제약시장의 블루오션으로 일컬어진다.
조영제 시장은 매년 10% 고성장하고 있으며, 노령화 등으로 정기 건강진단이 급증함에 따라 그 수요 역시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2300억원 규모의 국내 조영제시장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개발한 소수의 제품들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민영 대웅제약 조영제사업팀 팀장은 “네오비스트는 특허받은 순수 국내기술로 자체 개발한 고순도·고수율의 CT 조영제로 기존 제품들에 비해 불순물이 낮아 안전성이 높은 것이 장점”이라며 “기술력과 영업력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5년 내 300억 달성해 조영제 국산화의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제약업계에 일반의약품 제품 출시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약가인하에 따른 정부 제제 압박과 무관하지 않다.
동국제약과 동화약품 등은 일반약 시장으로 보폭을 넓혔다. 잇몸치료제 ‘인사돌’상처치료제 ‘마데카솔’등으로 일반의약품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동국제약은 지난 6월 모발구성 성분의 먹는 확산성 탈모치료제 ‘판시딜’을 출시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향후에도 개인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해주는 ‘삶의 질 개선’(QOL, Quality of Life) 제품 라인을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며, 이들 QOL 제품들이 동국제약의 주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화약품도 지난달 말 잇몸 치료와 양치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잇몸치료제 ‘잇치’를 내놓았다. 치약 형태로 매일 사용하며 잇몸치료를 함께 할 수 있다는 편의성을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동화약품은 하반기 후시딘과 가스활명수 등의 TV광고를 새롭게 런칭하며 일반의약품 마케팅 강화에 한층 고삐를 당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