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조직개편 ‘물가안정’ 뒷전 안된다

입력 2011-09-01 10:14 수정 2011-09-0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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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권 확대 골자 한은법 개정안 통과

금융안정 기능 관련 조직 확대 불가피

“물가 치솟는데 문어발식 운영”우려

오랜 숙원이었던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손에 쥔 한은이 대규모 조직개편에 나선다. 설립목적에 ‘금융안정’을 추가한 만큼 손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중수 총재 언급대로 ‘역할과 책무’가 커졌으니 조직도 그에 걸맞게 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항간에선 한은의 설립목적인 ‘물가 안정’역할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문어발식 조직개편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1일 “조직과 인력운용 개편을 위한 특별팀(태스크포스) 구성은 다음주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법안이 발효하기 전인 3개월 이내에 시행령을 마련해야 해 특별팀 구성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현재 예상해볼 수 있는 밑그림은 금융안정 기능 수행을 위해 금융안정분석국과 금융기관분석실을 확대 개편하는 것이다. 긴급유동성 지원과 공개시장조작 역할도 넓어진 만큼 금융시장국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2금융기관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권을 가졌지만 이들 기관을 담당하는‘국’은 생기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별 저축은행한테 자료를 받기 보다는 중앙회를 통해 받아 대규모 인력이 필요하진 않기 때문이다.

이번 조직개편은‘금융안정’에 무게가 실렸다. 이 때문에 ‘물가안정’이 뒤로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제기된다. 실제 금융통화위원회 관련 정책을 수행하는 정책기획국은 인력은 40명을 조금 넘어 상대적으로 인원이 적다.

당장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5.3% 올랐다. 3년만에 최고치다. 가격변동이 심한 농산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은 4.0% 올라 2년4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가격변동을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은 금리 정책과 더욱 밀접하다. 높은 상승세로 한은은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한 위원은 “높은 물가전망은 금리정상화의 시기와 속도가 유효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1920년대 초(超)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며 지금의 명성을 쌓았다”며 “한은이 물가안정 기능을 지금보다 더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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