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선보인 고정금리형 모기지론 판매가 급증하면서 목표액 소진율도 함께 오르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고정금리 대출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된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금감원이 고정금리 비율을 30% 수준으로 끌어올리라고 은행들을 ‘압박’한 점도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고정금리 모기지론 상품 판매 실적은 1조66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지난 4월 ‘지금 이(利)대로~신한 금리안전모기지론’을 출시했던 신한은행이 1조1357억원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3조원 한도를 기준으로는 소진율이 40%를 코 앞에 두고 있을 뿐더러 타은행의 상품판매 한도액인 1조원을 일찌감치 초과한 셈이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판매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7월 초 ‘KB 장기분할상환 고정금리 모기지론’을 출시해 지난달 말까지 두달 만에 312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신한은행의 모기지 상품이 출시 후 두 달 간 3035억원(5월말 기준)의 실적을 기록한 점을 고려할 때 올히려 판매율이 높은 것이다. 한도액인 1조원에 대한 소진율도 벌써 30%을 넘어섰다.
우리은행 상황도 별반 차이가 없다. 우리은행이 지난달 10일 출시한 ‘금리고정 모기지론’은 지난달 말 기준 2214억원 판매됐다. 한 달 기준으로 판매실적을 비교했을 때 국민은행 1235억원(8월 5일기준), 신한은행 1102억원(4월 말 기준) 보다 가장 많이 팔렸다. 올 연말 목표액인 1조5000억원에 대한 소진율은 상품 출시 한 달도 못미쳐 벌써 15%에 다달았다.
이에 은행들은 목표액 달성 후 상품 재구성을 계획 중이지만 ‘금리 리스크’에 대한 우려에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금리상승기인 점을 고려할 때 목표액 달성 후의 상품 금리는 현 수준보다 높을 가능성이 짙은데 현 수준에서 대출을 받았던 걸 아는 고객들의 볼멘소리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변동금리를 택하는 경우가 많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고정금리로 안정을 추구하는 분위기”라며 “은행입장에선 금리가 오르면 확정금리 불리한 만큼 금리변동리스크에 노출돼 있어 추후에 상품 구성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