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2막을 준비한다…예비 은퇴자는 지금‘열공’ 중

입력 2011-09-0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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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마다 40~50대 수강자 북적북적…사이버대학 등록 다양한 학문 배우기도

TEPS 강의가 진행 중인 31일 오후 8시경 신촌의 P어학원 강의실, 강사의 설명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수강생들의 모습이 진지하다. 힘을 주고 필기하느라 어깨가 들썩거리는 모습, 하품을 하는 모습, 모르는 부분에서 머리를 긁적이는 모습 등 여느 강의실의 전형적인 풍경이다. 다른 한 가지가 있다면 이들 수강생 상당수가 머리 희끗희끗한 중년이나 황혼의 나이라는 점이다.

사회의 고령화로 은퇴 후 삶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은퇴 이후 삶을 준비하는 수단 중 하나로 '공부'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과거에는 퇴직금을 밑천으로 소규모 자영업을 선호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반면 최근에는 재취업을 통한 ‘제 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P어학원 관계자는 “원래부터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배우러 오는 경우가 있었지만 최근들어 40~50대 수강생이 꾸준히 늘어가는 추세에 있다”며 “이 분들을 위해 특화된 강좌를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의가 끝난 시각 어학원을 나서 귀가하는 중년 사회인들의 손에 영어 단어장이 있었다.

취업에 유리한 자격증을 공부 중인 예비 은퇴자들도 많다. 이들은 '웰 엔딩'을 위한 꾸준한 수입원을 가질 필요가 있있기 때문이다. 남들이 지니지 못한 자격증을 가졌다면 노후 경제생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재취업을 원하는 은퇴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자격증 중 하나는 주택관리사다. 연계직종인 아파트 관리소장은 정년이 없기 때문에 노후를 대비하려는 응시생이 많다. 시험이 쉽지 않은 관계로 준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쉽지 않은 시험임에도 응시자는 매년 늘고 있다.

이밖에도 은퇴를 앞두고 공인중개사와 사회복지사, 직업상담사 등이 인기가 있다. 공인중개사는 전통적으로 인기가 많은 자격증으로 창업에 유리하다. 앞으로 복지정책이 더 늘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유망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자격증이 노후의 경제생활을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니라 보탬이 되는 것으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사이버대학교눈길을 돌리는 직장인도 많다. 회사원을 하고 있는 허영근(53)씨는 올초 한 사이버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고등학교까지 마친 것에 아쉬움이 있는 그는 남아 평소 기회가 되면 공부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만 해오다가 이제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하고 큰 맘을 먹었다.

허씨는 “내 몸이 20대도 아니고 주경야독이 힘들기야 하지만 보람도 있고 좋다”며 “대학교 1학년생인 둘째 딸과 같이 공부하는 기분이 들어 젊어진 기분이다”고 말했다.

이미 옛날에 대학교를 졸업한 회사원들이 사이버대를 통해 다른 학문을 배우는 경우도 늘었다. 한 사이버대학교의 경우 2학기 모집에만 해도 한국외대(7명) 한양대(6명) 연세대(4명)를 비롯한 서울 주요 대학 졸업자들이 대거 지원했다. 학교 측은 지원자의 20%정도가 4년제 대학교 졸업자라고 밝혔다.

우재룡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소장은 “우리나라 40~50대 중장년층은 은퇴나 노후준비라는 말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며 “많은 사람이 은퇴라고 하면 경제적 어려움이나 두려움, 지루함 등을 떠올리는 반면 해외 선진국의 국민들은 자유나 행복, 만족 등을 떠올린다”고 전했다.

이어 우 소장은 “은퇴 이후를 후회없이 준비한다면 은퇴 후야말로 ‘황금 나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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