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차례상 장보기 어디가 좋을까

입력 2011-09-02 11:16 수정 2011-09-0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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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는 역시 재래시장…과일은 마트, 육류는 백화점

▲올 여름 계속된 장맛비와 부족한 일조량에 채소와 과일의 수확량이 줄어 추석을 앞두고 물가가 급등하고 있다. 1일 오후 서울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같은 돈인데 지난해보다 장바구니가 30%는 가벼워졌어요.” 1일 이마트 서울 용산점에서 만난 주부 30년차 최순분(54·용산)씨의 10만원치 장바구니는 지난해 추석에 비해 2/3 수준에 불과했다. 농산물 가격 폭등으로 지난해와 같은 돈을 지불하더라도 살 수 있는 양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고랭지 배추 1㎏ 소매가격은 1180원을 기록해 2주 전(1020원)보다 16%나 올랐다. 감자(수미·20㎏) 역시 3만1800원에서 3만3000원, 붉은 고추(상품 10㎏)는 4만6400원에서 6만3400원으로 상승했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햇배 품종인 ‘원황배’의 8월 도매가는 15㎏ 한 상자에 6만983원으로 지난해 동기 3만6260원 대비 168% 치솟았다. 특히 3년 전 햇배 평균 소매가가 상품(上品) 10개 기준 1만9852원에서 지난해 2만3010원, 올해 3만5216원으로 올랐다.

롯데마트는 올해 추석 제수품 구입 비용이 지난해 보다 5.2%오른 20만9440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품목 별로 어디가 싼지 꼼꼼히 따지는 ‘스마트 쇼핑’이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기자는 지난달 31일부터 1일동안 수도권 백화점(신세계 명동점)과 대형마트(이마트 용산점), 재래시장(동작구 남성시장)을 비교 조사한 결과 채소는 재래시장, 과일은 대형마트, 쇠고기 등 육류는 백화점이 저렴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명동에 위치한 신세계 백화점은 다른 곳보다 제수용품을 구입하려는 주부들의 발길이 뜸했다. 특히 과일 코너에는 소비자들이 마치 사라진 것처럼 느낄 정도였다. 제수용 사과 하나가 5800원, 배는 1만2000원에 이어 두 품목을 하나로 묶은 패키지 상품이 10만원 대 여서 소비자들의 소비 기피로 나타나고 있었다.

과일을 고르고 있던 이진희(34·종로)씨는 “추석 장 보기전에 미리 나와봤는데 과일 값이 너무 높다”며 “과일이 아닌 다른 선물세트를 골라야 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쇠고기 선물세트 판매소에는 소비자들로 붐볐다. 한우 갈비 1kg당 7만830원으로 대형마트 보다 저렴했다. 선물세트용으로는 경제적 여건에 맞게 10만원대부터 50만원대까지 다양하게 인기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판매원 강모씨는“최근 한우값이 싸졌다는 소식을 듣고 선물용으로 구입하려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경제적 부담이 비교적 적은 17만원짜리 세트부터 55만원, 비싸게는 82만원짜리까지 다양한 상품들에 대한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산물 코너에는 소비자들이 많이 몰리기는 했지만 사기보다 지나치는 비율이 높았다. 백발의 70대 할머니는 마리당 6000원하는 고등어를 사라는 판매원의 말에 고개를 절래 흔들며 “안 먹고 말지”라고 말하며 이 곳을 지나쳤다.

과일은 대형마트가 다른 곳 보다 저렴했다. 이마트 용산점의 경우 사과는 2개입 한 팩에 6980원이었고 배도 2개에 1만2800원였다.

대형마트는 돼지고기와 닭고기 밤 대추도 다른 곳보다 저렴했다. 삼겹살의 경우 1kg당 2880원이었고 생닭은 500g짜리 두 마리에 6280원이었다. 건조시킨 붉은 대추의 경우 100g당 2290원, 밤(생율)의 경우 160g당 3980원이다.

배추와 무 등 각종 채소들은 재래시장이 저렴했다.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남성시장에서 배추는 3포기가 들어간 한 망에 8000원이었고 무는 100g기준 2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달걀의 경우도 10구 세트에 2300원으로 저렴했다. 기자가 달걀 앞에 서 있자 가게 주인은 “저렇게 싼 계란을 왜 살까 말까 망설이냐”며 핀잔을 놓기도 했다.

하지만 올 여름 낙과 피해를 입은 배가 제수용으로 판매되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와 같은 대형 유통채널들이 제수용 배를 미리 선점해 재래시장까지 올 물량이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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