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외교부가 대북정책을 주도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2일(현지시간) 공개한 2009년 8월29일 주한 미국대사관이 국무부에 보고한 비밀 외교전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같은달 16일 방북중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오찬에서 이 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현 회장에게 “과거 북한문제를 다뤄온 통일부가 북한을 이해하지 않는 조직인 외교부에게 주도권을 빼앗겼다”면서 “남북간 신뢰부족이 남북관계의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을 믿지 않는다며 불신감을 표시했으나 추가적 언급은 피했다.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서 김 위원장은 “일본과의 관계는 과거보다 훨씬 악화됐다”고 말했다. 한 북한 고위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평양 거리에서 일제 차량을 다니지 못하도록 지시했다”고 현 회장에게 전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현 회장에게 이명박 정부가 개성공단의 잠재력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와 한국 대기업들이 개성공단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 등을 물어봤다고 외교전문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