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은행가협회 “美고객 정보 넘기는 것 반대”

입력 2011-09-06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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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가 크레디트스위스 등 5개 스위스은행에 탈세 혐의가 있는 미국인 고객들의 정보를 추가로 넘겨줄 것을 요청한데 대해 스위스 은행가협회(SBA)가 5일(현지시간)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고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패트릭 오디에르 SBA 회장은 이날 “스위스 정부와 국민이 단결해야 하며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단일 해법을 만들어내야 한다”며 “미국과 스위스 양국 정치인들은 현행 협정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젤에서 열린 SBA 회동에서 “해법은 전세계에 모두 적용 가능하고 최종적이어야 하며 스위스 현행 법률에 부합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제2의 조세협정을 맺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미 사법당국은 지난 2009년 미국 시민권자들의 탈세를 지원한 혐의로 스위스 1위 은행 UBS를 기소했다.

UBS는 대규모 민사소송과 미국내 영업권 박탈을 피하기 위해 7억8000만달러(약 8000억 원)에 달하는 벌금을 물고 250여 개에 달하는 고객 계좌 정보를 미국 측에 넘겨주기로 합의했다.

스위스 연방정부도 양국 간 조세 분쟁 해결을 위해 지난해 4450개 계좌 정보를 추가로 넘겼다.

양국간 조세협정은 지난 2009년 스위스 의회의 비준을 받았지만, 미국 상원에서는 아직 비준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 법무부의 제임스 콜 부장관은 지난주 크레디트스위스, 율리우스바에르 등 5개 은행에 지난 2002년부터 2010년 사이에 미화 5만달러 이상을 예치한 미국 고객의 명단을 넘길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는 등 스위스 은행의 비밀주의 장벽을 무력화하기 위한 압박에 나섰다.

스위스는 그동안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로부터도 비슷한 압력을 받아왔다. 독일과 영국 등 몇몇 국가와는 지난달 은행 고객정보 조사에 대한 협력의 폭을 넓히는 내용의 조세협정 개정에 합의했다.

오디에르 회장은 “미국은 스위스 정부가 독일, 영국 등과 맺은 조세협정을 본보기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우호적인 국가들 사이의 양자 문제는 상호 합의에 의해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SBA는 스위스프랑 강세와 자기자본률 상향 조정 요구에 따라 어려운 상황이 예상된다며 경제와 규제 동향을 볼 때 상당한 역풍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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