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이러지도 저러지도... 서울시장 보선 '수렁'

입력 2011-09-06 11:00 수정 2011-09-0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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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의 깊어지는 고민... 비주류 ‘도발’

안철수 서울대융합기술대학원장 돌풍이 정국을 강타한 가운데 민주당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정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앞서 민주당은 손학규 대표 등 주류 측과 천정배·정동영 최고위원 등 비주류측이 후보 선정방식을 놓고 극심한 대립을 빚었다.

주류측은 한명숙 전 총리를 대상으로 이른바 ‘전략공천’을 비주류 측은 당내경선을 주장하며 연일 마찰했다. 야권후보 단일화를 통한 서울시장 보선 승리, 이를 바탕으로 향후 대선후보 안착을 목표하는 손 대표 측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타 야당의 물리적 거부감이 적은 한 전 총리 카드를 염두에 두고 있다.

비주류 측은 통합정당, 통합경선을 추진하는 것과는 별개로 당내 경선을 추진해야 한다며 주류 측과 대립하고 있다.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서울시장 후보자 선정을 놓고 복수안을 마련했다. ‘투트랙’ 방식은 선(先) 당후보 결정-후(後) 단일화 방식이며 ‘원샷’ 방식은 한 번에 단일후보를 뽑는 방식이다.

주류와 비주류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안철수 돌풍은 또 다른 파장을 낳고 있다. 안 교수가 초반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안 교수 대책마련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안 교수는 범야권 후보의 한 명으로 봐야한다. 서울시장 보선의 문호를 활짝 열고 있다”며 적극적인 구애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안 교수는 한나라당은 절대 아니지만 야권통합 후보의 여지는 남긴 상태이다. 야권의 유력 후보인 박원순 변호사 역시 금주 중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변호사는 출마 기자회견 이전 안 교수를 만나 대화를 나눌 예정이어서 이들이 어떤 합의에 도달할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명숙 전 총리도 추석 이전에는 출마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져 이번 주 내 서울시장 보선 후보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안 교수가 야권 단일후보가 될 경우 10.26 서울시장 보선에서 야권의 승리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하지만 의원직과 최고위원직까지 사퇴하며 선거에 올인한 비주류 측, 한 전 총리 추대 세력인 친노그룹 등 당내 계파들의 불만이 어떤 형태로 도출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그렇다고 안 교수가 야권 단일후보가 아닌 무소속 후보로 나설 경우 민주당의 승리는 장담키 어렵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야권 단일후보를 배출, 야권통합을 본인의 치적으로 부각시키려는 손 대표로써는 시름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한마디로 안 교수를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수렁에 빠진 셈이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안철수 교수 등 당사자들이 경선 참여 여부를 판단할 것이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상황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현재로썬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서울시장 보선은 한나라당이 원인제공을 했기 때문에 (안 교수가) 한나라당에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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