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컴퓨터 분야 강자...방폭컴퓨터 국산화 결실

입력 2011-09-07 09:10 수정 2011-09-08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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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기술혁신대전 대통령상 수상 '여의시스템'

지난달 31일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12회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에서 20여 년 간 갈고 닦아온 기술력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한 기업이 있다. 방폭컴퓨터 ‘플래니모’를 개발한 여의시스템이 그 주인공.

열악한 산업 환경이나 위험이 상존하는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개발된 플래니모는 고도의 신뢰성과 내구성이 보장되며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방폭컴퓨터의 국내 최초 국산화라는 점도 의미가 크다.

◇ 소량다품종·고부가가치 사업 고집해 ‘성장’

▲지난달 31일 코엑스에서 개막한 '제12회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에 참석한 여의시스템 부스앞에 서 있는 성명기 대표
여의시스템 성명기 대표는 1991년 여의도에 조그마한 사무실을 차려 사업을 시작했다. 방위산업체 연구소에서 방산장비 자동제어 업무를 담당했던 그는 소량다품종이면서 고부가가치가 있는 산업용 컴퓨터 사업을 통해 창업을 한 것.

성 대표는 “산업용 컴퓨터 분야가 사실상 시장 규모는 크지 않다”며 “하지만 부가가치가 높아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자신했기에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대한 활용가치를 높일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지속적으로 사업군을 확장시켜왔다. 우선 성 대표가 관심을 가진 분야는 산업용 컴퓨터와 유사한 기술을 요하는 컴퓨터 보안장비 하드웨어 플랫폼이다.

소프트웨어에 강한 안철수연구소, 유넷 등 보안장비 회사들과 함께 장비개발 역할 분담을 하면 좋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디도스, 바이러스, 해킹 등을 막는 장비개발을 위해 이 분야를 택했다”며 “비록 소량 생산에 시간과 돈은 상당히 들지만 현재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이 외에도 최근 3년 전부터는 지하철 플랫폼에 동영상 및 정보 등을 표시해주는 디지털 정보표시장치 시장에 뛰어들었다. 성 대표는 “이 분야는 매출 비중이 커 올해는 전체 매출(380억)의 약 40%에 달하는 150억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 대통령상 수상한 ‘플래니모’란?

대통령상을 수상한 방폭컴퓨터 ‘플래니모’는 한 미국 유전개발 전문회사가 여의시스템에 의뢰한 방폭컴퓨터 개발에서 비롯된 결과물이다. 기술력을 갖춘 여의시스템은 실제로 개발에 성공해 200만 달러 수출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성 대표는 “그 당시 2차 개발도 계획했으나 금융위기가 본격화돼 개발이 취소됐다”며 “산업용 컴퓨터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형태의 방폭컴퓨터가 유전개발, 화학플랜트, 군용장비 등의 위험한 분야에서 활용되므로 부가가치가 크다는 판단에서 국내 개발을 시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여의시스템의 방폭컴퓨터 ‘플래니모’. 2003년부터 제품다각화와 수출을 목적으로 개발된 플래니모는 국내 최초로 국산화가 이뤄진 제품으로 고도의 신뢰성과 내구성이 보장된다.
2003년부터 제품다각화와 수출을 목적으로 개발된 플래니모는 방열기술, 진동·충격 보완기술, 화면밝기제어기술과 외부 영향을 받지 않는 내압방폭 및 안전방폭 기술이 적용돼 석유·가스 시추, 정유, 화학, 조선, 철강, 자동차 등 다양한 에너지 및 화학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햇빛에서도 LCD 화면이 잘 보이는 가독성 기능 △조도에 따FMS 화면밝기 자동(수동) 제어기능 △순간정전(파워 아웃) 시 정상동작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UPS 기능 △추운 극지방, 고온 사막지역에서 견딜 수 있는 내부 히팅 및 쿨링 시스템 △LCD 매널 자동 on/off 기능 등도 적용됐다.

여의시스템은 산업용 및 특수용컴퓨터 분야에서 3가지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방수·방폭컴퓨터 개발로 인한 추가적인 특허 출원도 준비하고 있다.

성 대표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방수·방폭 컴퓨터 개발을 계기로 장비 국산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조선업의 경우 세계 1위임에도 해당 부품은 해외제품이라는 점을 직시해 여의시스템이 핵심부품 국산화의 선도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폭컴퓨터 수출을 위해 해외 바이어를 통한 마케팅에도 전력을 다할 예정"이라며 "내년 매출액 50억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 향후 신성장 동력은 ‘키오스크·RFID'

성 대표가 방폭용 컴퓨터에 이어 향후 새 먹거리로 염두에 두고 있는 분야는 ‘키오스크’다. 키오스크는 공공장소에 설치된 터치스크린 방식의 정보전달 시스템으로 극장이나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볼 수 있는 무인자동화기기에 활용돼 정보습득 뿐 아니라 티켓 구매, 발권 등도 가능하다.

성 대표는 “올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약80억원 규모가 이미 계약된 상태”라며 “내년부터 매출 비중이 본격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성 대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다. RFID는 IC칩을 내장해 무선으로 식품, 동물, 사물 등 다양한 개체의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차세대 인식 기술이다.

그는 “이 분야는 기술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돼 산업용 공장 재고 관리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성남에 자사 공장을 지어 11월 입주 후 회사 내부부터 RFID를 적용시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성 대표는 마지막으로 “회사 모토가 건강한 기업, 도전하는 기업, 공부하는 기업으로 매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소량 다품종 분야 틈새시장을 공략해 10~20년간 지속적으로 신성장 동력을 만들겠다”고 향후 중장기적 계획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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