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한국은행의 화폐공급량이 3년만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9일 내놓은 ‘2011년 추석 화폐공급 실적’에 따르면 추석 전 10영업일간(8월29일~9월9일) 동안 한은이 금융기관 등을 통해 공급한 화폐는 4조2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4조6787억원에 비해 4787억원(10.2%) 줄었다.
추석 화폐공급량이 줄어든 것은 세계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8년 이후 3년만이다. 지난 2007년 추석 화폐공급량은 4조2573억원에서 2008년 3조7471억원으로 25.2%나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연휴 기간이 지난해 3일에서 4일로 늘어났음에도 최근 대외 경제 불안과 물가 상승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화폐공급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추석은 지난해보다 일러 기업과 기관들의 급여지급일과 겹치지 않은 점도 화폐공급량이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화폐 종류별 순발행액은 5만원이 1조9507억원으로 전년(1조9465억원)과 비슷한 수준인 반면 1만원은 4664억원 감소한 2조533억원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지역 비중은 각각 45.1%, 54.9%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이번 추석전 화폐 공급으로 5만원권 발행잔액은 9일 현재 24조7882억원으로 늘어났다. 전체 은행권 발행잔액의 52.0%를 차지했다.
반면 1만원권 발행잔액은 5만원권 발행 이후 감소세를 지속해 은행권 유통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7%로 5만원권을 발행 하기 이전인 지난해 6월 92.2%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