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에 사는 60대 사업가 K씨는 지난 35년 동안 잊고 지낸 9500원 상당의 주식 19주가 4500만원이 돼 돌아오는 행운을 안았다.
한국예탁결제원은 '미수령 주식 찾아주기 캠페인'을 지난달 말부터 시작해 약 2주간 1780여명에게 458억원어치 주식을 찾아줬다고 12일 밝혔다.
주인의 품에 안긴 주식 가운데 최대 효자는 K씨의 주식이다.
연극극장을 운영하는 K씨는 업무에 바빠 35년 전에 태평양 주식을 산 사실을 까마득하게 잊고 지냈다. 얼마 전 예탁원의 안내문을 받고서야 태평양 주식 19주를 주당 500원에 샀다가 주권마저 잃어버린 사실을 떠올렸다.
그때 샀던 19주는 매년 무상증자와 회사분할로 35주(아모레퍼시픽 22주, 아모레퍼시픽그룹 13주) 늘어나 54주가 됐다.
K씨는 잃어버린 주권을 재발행 받아 4500만원을 손에 쥐게 됐다.
갑작스런 남편의 사망으로 주식을 보유한 사실조차 모르다가 수백만원 어치의 주식을 되찾은 사례도 있다.
경기도 구리시에 사는 60대 홍모(여)씨는 사별한 남편이 10년 전 부인의 이름으로 강원랜드 공모주를 받은 사실을 예탁원의 통보로 알게 돼 530만원 상당의 주식을 되찾았다.
홍씨는 12일 "이사를 하는데 뜻밖에 주식을 찾게 돼 큰 보탬이 될 것 같다. 남편의 갑작스런 사망 등으로 주식보유 사실을 모른 사람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예탁원에 보관된 주식이 하루라도 일찍 주인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딸 돌 반지와 축의금으로 산 주식이 무상증자로 늘어난 사실을 몰랐다가 이번 캠페인으로 되찾기도 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60대 이모씨는 자신이 무상증자로 배당받은 사실을 10년 이상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러다가 최근 예탁원의 통지를 받고 860만원 상당의 농심 34주와 농심홀딩스 10주를 되찾았다.
이씨는 분실했던 실물주식(농심 149주, 3450만원)을 사전신고 절차를 통해 재발행 받았다.
예탁원의 이번 '미수령 주식 찾아주기 캠페인'은 이달 말까지 계속된다.
미수령 주식 보유 여부는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예탁원 홈페이지(www.ksd.or.kr) '주식찾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