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왕이 된 세무공무원”

입력 2011-09-14 11:00 수정 2011-09-1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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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곤 강남세무서 민원실장 인터뷰

“공연봉사 할 때는 이미자씨도 절대 안부럽습니다”

지난 9일 기자와 만난 국세청의 사랑나눔봉사단장을 맡고 있는 김경곤 서울 강남세무서 민원실장은 봉사의 보람을 이같이 밝혔다. 김 실장은 색소폰과 마술 등의 공연봉사를 8년째 이어오고 있는 자칭 ‘봉사중독증 환자’다. 지난 2004년 밥퍼나눔운동으로 봉사에 첫 발을 내디딘 그는 “몸으로 때우는 봉사에 한계를 느꼈다” 며 “교회에서 색소폰 연주를 하는 것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 고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김 실장의 공연 봉사활동이 유명해지기 시작하면서 지난 2008년 국세청내에 사랑나눔 봉사단이 발족돼 그는 현재 50~80명을 이끄는 봉사단 단장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자비를 털어 색소폰을 비롯한 수천만원 상당의 공연·음향장비를 구입했고 이를 싣고 다니기위해 봉사단 회원들이 1년치 회비를 선납해준 덕에 탑차까지 마련할 수 있었다.

이후 눈코뜰 새 없이 봉사활동을 다녔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일과가 끝나면 봉사활동을 다녀 횟수만도 2008년 52회, 2009년 56회, 지난해에는 90여회에 이른다. 김 실장은 그동안의 무리한 봉사활동 탓에 건강이 많이 나빠져 올해는 월2회로 공연봉사를 줄일 예정이다.

그는 색소폰을 배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서 주 3회 무료강의도 열고 있다. 김 실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 봉사로는 지난해 10월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호스피스 병원을 방문한 것을 꼽았다. 김 실장은 “공연이 예정된 장소인 식당에 가보니 간이무대와 장식이 꾸며져있었다” 며 “준비해간 공연의 30~40%밖에 보여주지 못했지만 호실별 장기자랑으로 시끌벅적한 분위기라 좋았다”고 전했다. 김 실장에게 가족들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처음엔 부인이 싫어했지만 요즘은 공연봉사를 같이 다닌다” 며 “두 아들과 더불어 가족봉사를 다니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8년간 봉사가 가능했던 이유는 남들처럼 일상적으로 보내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며 “지인들이 술을 안먹는다고 푸념하지만 한 번뿐인 인생이니 봉사하면서 살아 가겠다” 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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