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수출입은행장 '해외 네트워크 경영' 본궤도에

입력 2011-09-1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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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출 기업 맞춤지원…금융외교도 '척척'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의 네트워크 경영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해외 현지사업 진출을 돕기 위한 네트워크 구축에 발 벗고 나섰기 때문이다. 또 김 행장은 지난 4월부터 은행·보험·증권 등 각 금융권역별로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잇달아 ‘해외 프로젝트 금융지원을 같이 하자’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도 돕고 있다.

김 행장은 최근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16개국 주한 중남미국가 대사들을 초청해 녹색성장산업 지원제도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중남미 지원계획을 설명하는 등 중남미 지역개발과 경제협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 행장은 “중남미 국가는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발전 동력으로 연결할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며 “우리 기업들이 중남미 지역의 대형 플랜트와 자원개발 등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도록 수은은 금융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9년부터 중남미 지역에 약 12조원 규모의 금융을 제공하고 있는 수은은 중남미 지역 내 친환경 바이오 에너지 등 녹색산업 개발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향후 금융지원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은은 아직 미지의 땅으로 남아있는 아프리카 지역까지 국내 기업의 진출을 돕는다는 복안이다.

수은 관계자는 “중남미 시장도 많은 가능성이 있지만 아프리카 시장도 눈여겨 보고 있다”며 “주한 대사들을 초청, 의견을 나눠 좋은 네트워크가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행장의 네트워크 경영은 기업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그는 최근까지 금융회사 수장들과 만나 MOU를 체결, 해외 대형 프로젝트금융에 대한 경험을 쌓고 역량을 키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취임 두달 후인 지난 4월엔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시중은행 8곳과 해외 프로젝트 지원을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

김 행장은 이 자리에서 “수출입은행은 정부 지원을 받으니 만기 10~20년짜리 장기 대출을 맡고, 시중 상업은행은 3~5년 중기 대출을 맡되 프로젝트 만기까지 롤오버(만기 연장)를 하면 어떠냐”고 제안했다. 직원 교환도 제안해 신한·하나은행 과장급 직원들이 수출입은행의 금융자문실에서 6개월~1년 기간으로 근무하고 있다.

김 행장은 이어 최근 대우·삼성·우리투자 등 5개 증권사와 대한·교보·삼성생명과 비슷한 내용의 협약을 연달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증권사들은 해외 투자은행들과 함께 큰 시장에서 어깨를 부딪칠 기회를 얻어 좋고, 보험사들은 장기 투자 수단을 확보할 수 있다.

수은 관계자는 “수은이 국내 금융사와 함께 투자개발형 프로젝트 금융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진 것”이라며 “최근엔 MOU를 체결해 사업을 함께 해 보자고 먼저 제안하는 곳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경영의 성과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일본계 금융회사 국내 지점장들과 만나는 간담회를 개최했는데 이것이 계기가 돼 일본계 자금 21억달러를 조달할 수 있었다. 수출입은행은 4월 이후 일본계 은행에서 3억~4억달러를 차입했고 사무라이본드 10억달러,우리다시본드 6억달러어치를 발행했다.

수은 관계자는 “현업 부서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몇몇 사업의 경우 가시적인 성과도 기대하고 있다”며 “연내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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