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부도 가능성에 무너진 환율…30.50원 급등

입력 2011-09-1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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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그리스 국가부도 가능성에 여지없이 무너졌다. 지난달 초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환율 변동폭은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유로존 재정위기가 더욱 확산할 것이란 염려에 30원 넘게 올랐다.

근저에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 유출에 있는 만큼 당분간 환율은 오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달러·원 환율은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30.50원 오른 1107.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30원 이상 오른 것은 헝가리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으로 지난해 6월6일 1201.80원에서 7일 1235.90원으로 34.10원 상승한 이후 1년3개월만이다.

무엇보다 시장의 불안심리가 제일 크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지난 13일(현지시간)“그리스 구제에 끝까지 참여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이날 역외 참가자들은 안전자산인 달러 매수에 집중했다. 외국인의 주식 매각 대금의 역송금 수요도 시장에 나오면서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 우리날 코스피도 3.52% 급락하면서 환율 하락을 자극했다.

여기에 오전 중 무디스가 소시에테제네랄, 크레디아그리콜 프랑스 대형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환율 상승에 불을 지폈다.

이날 장중 체결 고점은 1107.90원이다. 체결 저점 역시 전일 대비 14.80원 1092.10원이었다.

반면 환율 급등을 진정시킬 실탄은 부족했다. 오전 중 중공업체의 네고물량(달러 매도)가 시장에 나오면서 환율 고점을 내리는 양상이었으나 이내 물량은 줄었다. 우리나라의 지난달 무역수지는 8억달러로 급감했다. 환율 급등 현상이 지속할 경우 이를 막아낼 시장의 달러 공급이 역부족인 셈이다.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환율이 크게 오르자 중공업체도 달러 팔자를 자제해 상승폭은 더욱 커졌다”며 “외환당국도 달러 매도 개입을 자제해 환율 상승을 억누를 만한 재료는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은행 외환딜러는 “유럽의 재정위기가 유동성 위기로 이어지면서 우리나라에서 자금을 빠르게 빼갈 경우 환율 상승세는 이제 시작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환율이 어디까지 오를 것인지에 대한 전망은 시중은행 딜러와 외환전문가 모두 조심스런 입장이다. 1100원대 지지선을 쉽게 내준만큼 다음 지지서인 1110원대 역시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 쉽게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후 3시35분 현재 유로화에 대한 달러 환율은 유로당 0.0063달러 내린 1.3615달러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은 달러당 0.05엔 내린 76.88엔에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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