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어디까지 떨어지나

입력 2011-09-1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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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다음달 금리 인하 전망...유로·달러 1.30달러까지 하락할 듯

유로존의 재정 위기가 겉잡을 수 번지면서 역내 단일 통화인 유로도 맥을 못추고 있다.

유로는 올들어 4월까지 달러에 대해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5월 이후 유로·달러 환율은 1.40~1.45달러대에서 움직이다 9월 들어선 약세가 한층 두드러지고 있다.

유로는 올들어 달러에 대해 6% 하락했다.

지난 주말에는 1.3499달러로 6개월만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유로는 엔과 파운드에 대해서도 약세다. 유로·엔 환율은 103.86엔으로 10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하는 한편, 파운드에 대해선 0.8529파운드로 6개월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올해 들어 지금까지 4% 가까이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 추이

환율 전문가들은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과 단일 통화권인 유로존의 해체에 대한 우려가 유로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주 금융정책 기조를 선회한 것이 결정적 요인이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앞서 ECB는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과 대조적으로, 유로존 내 물가 안정을 유지하고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4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미국과 일본의 초저금리와 함께 ECB의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유로는 어느 정도 수준은 유지됐다.

그러나 9월8일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가 “유로존의 경제 하방 압력이 높아졌다”고 발언하면서 흐름은 바뀌었다.

트리셰 총재는 유로존의 물가 상승률은 2012년에는 2%를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딜러들은 발빠르게 유로 약세에 베팅했다.

헤지펀드의 활동 지표로 활용되는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포지션 통계에 따르면 투자가들은 9월6일까지 1주일간 유로 매도 포지션을 1월 이후 최대인 64억달러까지 쌓았다.

머크 인베스트먼트의 악셀 머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뒤늦게 유로를 팔고 유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축소’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그는 “ECB가 이르면 다음달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UBS의 만수르 모히 우딘 외환투자전략가 역시 “트리셰 총재는 현재 갈등에 직면해 있다”면서 “악화하는 유로존의 경제지표가 금리인하를 정당화할 경우 ECB가 다음달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매파인 위르겐 슈타르크 이사의 사임으로, ECB의 금융정책을 둘러 싼 불확실성이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도 했다.

전문가들은 ECB가 금융정책의 고삐를 느슨하게 할 경우 유로 약세는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트래티직 알파의 모리스 포메리 CEO는 “ECB가 양적완화에 나설 가능성은 낮지만 유로존 위기의 전염을 막기 위해선 선택사항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로는 계속 내릴 것이고 조만간 시장에서는 1.30달러의 고비를 맞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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