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가 1조원대 배상폭탄을 맞으면서 연일 급락하자 그 피해를 고스란히 개인투자자(개미)들이 떠안게 돼 논란이 일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들은 일찌감치 소송에 패소할 조짐이 보이자 투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정보에 어두운 개미에 코오롱인더가 저평가 종목이라고 부추긴 증권사도 한몫 거들었다.
16일 코오롱인더의 주가는 어제의 하한가에 이어 이틀연속 급락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코오롱인더가 미국 지방법원 배심원단으로부터 듀폰이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소송에 패소해 9억1990만달러(약 1조120억원)을 배상하라는 평결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위험신호를 감지한 기관과 외국인이 6거래일 동안 코오롱인더 주식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개미들은 저가매수에 나서며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됐다. 증권사의 코오롱인더에 대한 긍정적인 보고서가 개미들의 피해를 키웠다.
부국증권은 지난 14일자 보고서에서도 “실적보다 주가가 저평가돼 있어 싸게 살 기회”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3만원을 제시했다. 최상도 부국증권 연구원은 이후 사태가 커지자 “시장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승소할 것으로 봤고, 패소하더라도 금액이 그렇게 클 줄 몰랐다”고 발뺌했다.
증권포털사이트에는 분노한 개미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아이다 ‘하백의 손’은 “(코오롱인더가) 방송에서 그렇게 많이 나오더니 결국 개미무덤 만들기였다”며 “사기주식이었다”고 분노했다. 아이디 ‘불타는수익률’은 “매수추천한 증권사 지들 개인돈으로 좀 사라고 그래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