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외국계 은행들이 여전히 이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33개 외국계 은행의 약 3분의 1이 지난해 세후 이익이 전년보다 떨어지거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다국적 회계법인 KPMG 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외국계 은행의 지난해 전체 순이익은 전년보다 24% 늘어났으나,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실적이 극히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최대 외국계 은행인 HSBC 중국 사업부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보다 28% 늘어난 9억2200만위안(약 1600억원)를 기록했으나 이는 지난 2008년 18억위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이 3억8400만위안으로, 오히려 전년보다 9% 감소했다.
JP모건체이스는 순이익이 49% 급감한 7000만위안을 나타냈다.
반면 중국 1위 은행인 공상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9년 순이익이 전년보다 16% 늘어나고 지난해에는 28%의 증가율을 보이는 등 견실하고 높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은행들의 인재 확보 경쟁이 불붙으면서 비용이 증가한 것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씨티그룹 중국법인은 최근 앞으로 2년 안에 중국법인 직원을 현재의 3배 수준인 1만2000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JP모건체이스 중국법인은 지점 확대와 신규 직원 채용 등으로 지난해 운영비가 전년보다 38%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영어 등 외국어를 할 줄 알면서 금융 방면에서 경험이 있는 인재들은 비교적 적다”면서 “외국계 은행에서 최소 10년 이상 일하고 외국어를 구사할 줄 아는 중국 직원은 비슷한 경력의 유럽 직원에 비해 훨씬 많은 돈을 받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