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한은법 개정안 발효를 앞두고 조직 다잡기에 나섰다. 조직개편을 앞두고 일부 있을지도 모를 불만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한은에 따르면 김 총재는 지난 16~17일 팀장급 직원 전부(200여명)를 모아 삼성생명 용인 연수원에서 공동 연수를 열었다. 김 총재가 팀장급 직원 전부와 공동연수를 진행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중앙은행이 학계나 연구기관보다 존경 받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보를 얻는 것이 필요하다”며 “실력을 쌓아야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은법 개정으로 권한보다는 책임이 많이 늘었다”며 “항상 책임을 진다는 각오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의 이 같은 행보는 한은법 개정으로 ‘금융안정’ 기능을 추가한 것에 대한 조직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 내에서는‘물가안정’ 기능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 터에 금융안정에 맞춰 조직개편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인력은 그대로 인데 업무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불평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김 총재가 팀장급 직원 전부를 소집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해에는 팀장급 공동 연수를 부문별 또는 지역별로 네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한은 관계자는 “공동연수는 한은법 개정안 발효를 앞두고 일종의 군기잡기 차원이었다”며 “김 총재는 ‘국민들한테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계속해서 강조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월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한은법 개정안은 금융안정 기능 추가, 공동검사 기능 강화, 제2금융권 자료제출 요구 등이 골자다. 구체적인 시행령은 법안이 발효하기 전인 3개월 내에 마련해야 한다. 한은은 이에 맞춰 조직개편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