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닫힌 은행문… “내 돈 어떡해” 발 동동

입력 2011-09-19 10:08 수정 2011-09-1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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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정지 첫날, “이자 좀더 받으려했는데…”日 고객 망연자실

오전 9시. 가락시장역 인근에 위치한 제일저축은행 본점 정문은 개점시간이 지나도록 열리지 않고 있다.

전날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은행 업무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정문 앞에는 30명 가량의 예금자들이 몰려 있다. 예금자들은 갑작스런 영업정지 소식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예금자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향후 계획을 주고 받는 모습도 눈에 띈다.

예금자 김 모씨(43세, 여)는 “예금이 3000만원 정도 되는데 가지급금이 2000만원까지 지급된다고 하고 나머지 1000만원은 어떻게 되는지 설명이 없다”라며 “예금을 담보로 잡아서 대출을 받으라고 하는데 이렇게 황당한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효원빌딩 5층에 마련된 예금자 설명회장에서는 은행 직원이 나와 예금자 100여명을 상대로 가지급금 수령 방법과 지급 일정을 안내하고 있다. 2000만원까지 지급되는 제일저축은행의 가지급금은 오는 21일부터 번호표를 배부해 22일부터 지급된다.

설명회장은 성난 예금자들의 항의로 다소 소란스런 분위기다.

예금자 최 모씨(63세, 남)씨는 “평소 때는 은행 통장만 가져오면 돈을 내주다가 지금은 본인 명의가 아니면 위임장을 받아오라고 한다”라며 “예금자들의 편의는 전혀 고려치 않고 오히려 우롱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같은 시간 프라임저축은행의 상황도 비슷하다.

프라임저축은행 소공동지점 문도 안내문만 붙여진 채 굳게 닫혀 있었다. 지점을 방문한 예금자들은 수첩 등 저마다 필기도구를 꺼내 안내문의 내용을 적기에 바쁜 모습이다. 건물 5층에서는 예금보험공사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설명회가 진행되고 있다.

설명회에 참석한 예금자 이 모씨(40세, 여)는 “지난주 토요일에 아파트를 계약해 중도금 때문에 오늘 은행에서 돈을 뺄 계획이었다”며 “설명회에 참석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게 아닌걸 알지만 회사에 출근해도 일이 손에 잡힐 것 같지 않아 일단 나와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자 0.1퍼센트포인트라도 더 받으려고 저축은행에 가입한 서민들인데 한꺼번에 영업정지 시키는 것은 서민들 죽으라는 얘기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설명회에 참석한 일본인 여성 역시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한국에 온 지 13년 됐고, 프라임저축은행과 거래한 지는 3년 정도 됐다”며 “5000만원까지 보장되는 것은 알지만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는까해서 거래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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