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개발금융 노하우 개도국 전수”

입력 2011-09-19 10:48 수정 2011-09-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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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 한대우 산업은행 부행장

산업은행은 최근 아주 뜻깊은 일을 겪었다. 몽골의 국책은행인 몽골개발은행(Development Bank of Mongolia)과 위탁경영계약(Management Contract)을 체결, 몽골개발은행장을 포함해 총 5명으로 구성된 위탁경영팀을 4년간 파견하게 된 것이다. 6개월의 협상 끝에 성사된 이번 계약은 반세기 이상 축적한 산은의 개발금융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그리고 뒤에는 산은 한대우 부행장(자본시장본부장)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한 부행장은 “한국의 개발금융 노하우를 몽골과 공유해 몽골의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산은의 위탁경영 참여는 지난해 10월초 몽골정부 관계자들이 방한, 몽골개발은행의 위탁경영팀 선정을 위한 입찰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그는 “산은은 한국에서 중요산업의 지원을 통한 수출주도형 경제개발 경험을 갖고 있어 몽골개발은행에 이러한 경험을 공유하고 이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밝혔다. 특히 산은금융그룹 내에는 증권, 캐피탈, 자산운용 등의 자회사가 있어 전 금융업무를 망라한 노하우 전수가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산은은 우선 몽골개발은행 이사회 및 몽골측 경영진과 협력해 초기에는 몽골개발은행의 경영관리체제를 셋업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규제정, 인사 및 조직관리, 여신심사, 리스크 관리 등에 대한 조직정비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산은에서 20년 이상 근무하고 해외근무경험 및 해외 자회사 경영 경험을 갖춘 최고의 인재들로 위탁경영팀을 구성했다. 그는 “구성원별로 각각 자금조달, 자금운용, 리스크관리, IT시스템 개발 및 운영 등으로 구분해 각 영역별로 산은의 경험과 지식을 몽골개발은행에 이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 부행장은 또 “어느 정도 몽골개발은행의 셋팅이 완료된 후에는 국가전략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지원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라며 “몽골의 경제규모 및 금융시장의 발전단계를 감안할 경우 최소 4~5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현재 산은은 위탁경영 외에도 높은 수준의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몽골개발은행의 인력양성을 도울 계획이다. 또 한국정부에서 실시하는 KOICA의 교육훈련지원, KSP(Knowledge Sharing Program) 등도 몽골개발은행을 위해 적극 주선할 예정이다.

사실 위탁경영계약 체결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지난해 12월 위탁경영 입찰제안서를 제출했을 당시 일본국제협력기구(JICA)와 경쟁이 붙었던 것. 한 부행장은 “우리나라와 비교해 일본의 경우 경험이 풍부하고 지일파가 상당규모 있어 유리한 여건이 아니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일본을 제치고 경쟁입찰에 성공한 것은 한국의 발전경험이었다. 그는 “몽골정부는 한국의 발전경험이 자신들과 맞는 모델이라고 생각했다”며 “그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산은은 앞으로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 기업의 몽골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개발금융 노하우 전수를 중앙아시아나 아프리카 지역의 국가까지 넓힌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한 부행장은 “개발금융 시스템을 이제 갖춰나가는 개도국에 이번 경험을 토대로 한 모델 전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중앙아시아나 아프리카지역 국가 등을 중심으로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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