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세종시에서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한 건설사에 대해 선별적인 계약해제를 해주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계약 해제한 토지를 재매각 하지 못하고 있어 세종시 주택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20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홍일표 의원(한나라당)이 20일 LH로부터 제출받은 세종시 공동주택용지 매매계약서 등에 따르면, 건설사가 중도금을 납부했을 경우에는 LH의 동의가 있어야지만 계약을 해제하도록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계약을 해제한 풍성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9월과 올해 들어서 계약을 해제한 쌍용건설, 포스코건설, 두산건설, 효성건설, 금호산업, 롯데건설 등 6개 업체는 모두 중도금을 납부한 뒤여서 LH가 매매계약 해제에 동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해제된 7개 건설사는 해제당시 2269억원의 중도금과 996억원의 잔금을 연체하고 있었고, 납부할 연체이자만 해도 407억 원에 달했다.
그러나, LH가 계약보증금 443억원만 귀속시키고, 납부한 중도금 718억원과 납부 중도금에 따른 반환이자(연 5%) 93억원을 덧붙여 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이들 7개 업체는 계약해제를 통해서 계약보증금 443억 원을 돌려받지 못했더라도 사실상 공사진행시보다 57억 원의 금전적 이익을 받은데다, 수익성이 부족한 사업에서 탈퇴할 기회를 얻은 것으로 지적된다.
반면 삼성물산,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 3개 대형 건설사는 사업 불참 의사를 표명했지만, 공사측의 동의거부로 해제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7월말 현재 2229억 원(미납액 1763억원·연체이자 466억원) 의 토지대금을 연체하고 있다.
홍 의원은“LH가 선별적으로 계약해제를 동의해준 것에 대한 어떤 법적 기준도 찾을 수 없어서 일부 건설업체에 특혜를 준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특히 이 때문에 세종시 주택수급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세종시에는 2012년 6520세대, 2013년 7522세대, 2014년 4458세대 등 2014년까지 모두 2만232세대의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 7개 건설사와의 계약해제로 인해 8월말 현재 2013년 3612세대, 2014년에 가서는 1732세대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