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종금' 떼내기 싫은 '동양종금증권'

입력 2011-09-20 11:40 수정 2011-09-2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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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이름은 중요하다. 특히 동일한 제품을 가지고 서비스와 브랜드로 차별성을 만들어내야 하고, 소비자를 직접 만나는 업종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오는 12월1일 사명이 바뀌게 될 동양종합금융증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동양종금은 사명변경을 위한 준비는 간판이나 명함 변경은 총무팀에서, 광고나 홍보는 마케팅팀 등 각 부서가 나눠서 맡고 있어, 총괄적인 계획이나 구체적 계획은 아직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물론 12월이 돼도 이름에서 ‘종합금융’이라는 단어가 빠질 뿐 ‘동양’ 브랜드명은 그대로 남기 때문에, 식별 기능에 큰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아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자기자본 1조원을 훌쩍 넘는 기업이 사명 변경 3달을 앞두고도 구체화된 계획안을 갖고 있지 않다는 설명은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 간판 등 교체비용, 새 회사명을 알리기 위한 광고비용을 감안하면 100억원대 예산을 예상해야 한다는 업계의 추산이다. 2009년 굿모닝신한증권이 신한금융투자로 이름을 바꿀 때 소요된 비용 역시 60억원이 넘었다. 매 회기 예산과 계획을 세우는 것이 기업경영의 기초라는 점은 상식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일부에서는 종금 면허로 크게 재미를 본 동양종금증권이 종금업 면허 반환 사실 자체를 굳이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한다. 12월1일 이후 유일하게 남을 종금업 영위 증권사인 메리츠종금증권이 종금 면허를 크게 선전하는 것과 대비된다. 실제 지난 6월 메리츠가 내놓은 종금형 CMA는 출시 첫 날 120억원이 팔려 기존 하루 평균 판매액보다 열 배 이상 인기를 끄는 등 ‘종금+증권’의 시너지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이름의 1차적 기능은 구별이지만 브랜드는 여기에 더해 소비자에게 판매자의 신용을 나타내고 제품을 표현하는 역할까지 맡는다. 동양종금증권이 새로 바뀔 이름을 열심히 알리는 것은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기 위한, 당연한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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