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휴렛팩커드(HP)가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HP 이사회는 레오 아포테커 CEO를 경질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아포테커의 후임으로는 현재 HP 이사인 멕 휘트먼 전 이베이 CEO가 유력하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이사회는 PC사업 분사 결정도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HP는 지난달 태블릿PC 등 모바일 사업에서 손을 떼고 PC사업을 분사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포테커 CEO의 리더십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한 상태다.
그가 지난해 11월 CEO에 취임한 이후 회사는 매출 전망을 세차례 하향 조정한데다 회사 전략을 자주 변경해 시장에 혼란감을 안겼다.
경쟁사인 델컴퓨터의 마이클 델 CEO는 최근 “HP의 PC사업 포기는 부품 구매 물량이 줄면서 가격 결정력이 떨어지는 등 회사에 오히려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PC사업 분사 결정 과정에 있어서 아포테커는 성급했다는 평가다.
HP는 PC 분사 과정이 18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발표 전에 확실한 인수 후보자들을 모색하고 세부 계획을 세웠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모바일 기기 사업에서도 갈팡질팡했다.
아포테커 CEO는 자사의 모바일 기기 운영체제(OS)인 웹OS를 노트북과 넷북에도 탑재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사업 확대 의욕을 보인 지 불과 6개월도 안돼 태블릿PC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철수를 결정했다.
그의 재임기간 중 회사 주가는 47% 폭락했다.
스탠포드 C. 번스타인앤컴퍼니의 토니 스코나치 애널리스트는 “HP 경영진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은 10여년만에 최고조에 다다른 상태”라고 말했다.
아포테커의 퇴출 검토 소식이 알려지자 뉴욕증시에서 HP 주가는 6.72% 급등했다.
후임자로 거론되는 멕 휘트먼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반반인 상황이다.
그는 이베이를 10년동안 맡아오면서 회사를 세계적인 온라인 소매업체로 키웠으나 임기 후반기에는 매출 성장세 둔화를 막지 못했고 인터넷 전화업체 스카이프를 무리하게 인수해 회사에 큰 부담을 줬다는 평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