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기업, '유별난 車사랑'

입력 2011-09-2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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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대체 첨단자동차 소재 개발 경쟁

▲랑세스 벨기에 칼로(Kallo)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유리섬유 소재. 유리섬유는 자동차경량화 소재에 사용되는 고성능 플라스틱의 재료로 쓰여진다. 랑세스는 최근 자동차 호황에 힘입어 유리섬유 생산 10% 확대를 결정했다.
화학계열 기업들이 최근 자동차소재에 푹 빠졌다. 최근 호황기인 자동차시장에 따른 수요급증과 철의 대체재로 화학제품들이 각광을 받고 있어서다. 국내 화학업체는 물론 글로벌 업체들까지 자동차소재 경쟁에 나서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호남석유화학은 상반기 미국 앨라배마에 착공한 자동차소재 생산공장을 올 하반기에 완공한다. 생산되는 제품은 폴리프로필렌(PP)과 장섬유유리강화수지(LFT)로 자동차, 세탁기 등에 금속을 대체하는 경량화 소재로 쓰인다.

앨라배마는 현대차, 벤츠, 도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밀집돼 있는 곳이다. 호남석화는 지난 4월엔 자동차부품 소재 생산을 늘리기 위해 이 곳에 현지법인 ‘HPM 앨라배마’를 설립하기도 했다.

호남석화는 현재 자동차소재의 저공해, 경량화, 철강 대체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PP, LFT, 발포 폴리프로필렌(EPP) 등을 생산하고 있고, 향후 자동차소재 분야를 점차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호남석화 관계자는 “자동차시장이 호황이다 보니 수요가 급증해 한동안은 자동차소재가 화학업계의 트렌드가 될 것”이라며 “호남석화도 이에 발 맞춰 자동차소재를 점차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L&C도 자동차소재 분야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건축자재전문기업이란 이미지를 탈피하고 ‘첨단소재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16일엔 미국의 자동차도시 디트로이트에 해외 자동차소재 사업을 총괄하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설립했다. 한화L&C 관계자는 “향후 자동차소재 사업의 글로벌 역량을 점차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화L&C는 유리섬유강화복합소재(GMT)를 생산,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73%)를 지키고 있다. GMT는 높은 강도와 가벼운 무게를 특징으로 자동차 내외장재로 많이 쓰인다. 이와 함께 한화L&C는 경량강화복합소재(LWRT), EPP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한화L&C의 사업비중은 현재 건자재사업 60%, 소재사업 40%(매출기준)다. 하지만 자동차소재 사업을 키워 향후엔 소재사업 비중을 60%까지 늘리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현재 5곳의 해외법인을 점차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글로벌 화학업체들도 마찬가지다. 독일계 특수화학기업 랑세스는 지난 5일 총 1500만유로(한화 약 224억원)를 투자해 벨기에 앤트워프 소재 유리섬유 공장을 현재 6만톤에서 10% 증설 계획을 밝혔다.

유리섬유는 고성능 플라스틱의 핵심소재로 랑세스의 두레탄(Durethan)과 포칸(Pocan)에 쓰여진다. 두레탄과 포칸은 자동차 경량화에 사용되는 랑세스의 고성능 플라스틱 브랜드다.

랑세스 측은 향후 전기자동차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 따라 자동차소재 생산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글로벌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고성능 플라스틱 공급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랑세스는 최근 고성능 플라스틱 원료인 카프로락탐 생산에 3500만유로(한화 약 500억원)을 투자했고, 아시아와 미주지역엔 신규 플라스틱 컴파운딩 공장을 건립 중에 있다.

랑세스코리아 고제웅 사장은 “고성능 플라스틱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늘어 차 한 대당 플라스틱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까지 연간 7%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자동차소재의 인기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시장은 지금도 호황이지만, 앞으로 소재개발을 통해 시장이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하다”며 “글로벌 화학업체는 물론 국내기업들도 미래를 바라보고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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