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검은 금요일을 재현하며 1720선이 붕괴돼 급락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기부양 실망감에 그리스 디폴트 우려감까지 더해지면서 투심을 강하게 억누르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코스피지수는 당분간 기간조정을 보일 것이라며 보수적인 자세로 해외 이벤트들을 확인하면서 단기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3일 금융투자업계 따르면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피지수의 단기 저점을 1700~1750선으로 보고 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경기부양안 마련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경계매물이 출회되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 경기지표 악화로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코스피지수는 단기적으로 1700선까지 밀려날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벤 버냉키 의장이 최근 경기상황에 대해 “경제성장 속도는 여전히 느리다”며 “전 세계 금융시장 불안 등 경기 하방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것이 투심을 강타했다. Fed가 꺼내든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카드도 실효성 의문에 휩싸이며 시장 참여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구자용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은 경기 부양과 재정 긴축이라는 양립하기 힘든 이슈 사이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힘겨루기가 정책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존 ‘폭탄’ 역시 여전히 초시계를 돌리고 있다. 이달 말 이탈리아 국채 216억 유로(30조원)의 만기가 도래하는 가운데 다음달 2일에는 그리스에 구제금융 6차분의 집행 여부가 결정된다.
이에 시장 참여자들은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추가 정책 공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2일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23일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WBG) 합동 연차총회 결과가 글로벌 증시 방향성을 결정 지을 것으로 보인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FOMC로 미국에 쏠렸던 관심이 다시 문제의 근원인 그리스로 돌아올 것”이라며 “그리스 문제가 해결로 가닥을 잡아야 이탈리아나 스페인, 미국 금융기관에 확산이 중단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당분간 코스피지수가 1700~1900선을 오가는 변동성 높은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한다. 다만 양호한 수급이 하방 경직성을 다져줄 것이란 설명이다.
은성민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에 금리인하 등 통화완화 정책 카드가 충분히 남아있기 때문에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아 보인다”며 “미국 경기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이번 하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용준 센터장 역시 "펀드로의 자금유입에 힘입어 투신권의 매수여력이 확대되고 있고 프로그램 매도세도 약화되고 있는 점음 긍정적”이라며 “양호한 수급이 하방경직성을 다져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