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살아남기 고군분투

입력 2011-09-2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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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선 정리·감속 운항·항로 확대

불황에 몸살을 앓고 있는 해운업계가 자구책 마련에 분주하다. 불황의 늪이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자 정부에 대한 지원요청 외에도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 최대 벌크 선사인 STX팬오션은 지난 9일 국내외 주요 금융기관으로부터 5억1000만달러 규모의 선박 금융을 조달했다.

확보된 자금은 한국수출입은행, 중국개발은행, 에이비앤 암로 은행, 디앤비 노르 뱅크, 도이치 쉽스뱅크, 비앤피 파리바스, 아이엔지은행, 스탠다드 차타드 은행, 크레디트 인더스트리얼 ET 커머셜 등 총 9개 은행이 신디케이션(Syndication) 방식으로 참여해 조성했다.

STX팬오션은 이 자금을 지난해 10월 세계 최대 펄프 생산 업체인 브라질 피브리아와 체결한 약 50억 달러 규모의 25년 장기운송계약에 투입될 펄프운반선 20척을 건조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이번에 조달된 자금은 총 20척의 펄프 운반선 중 16척의 선가 70%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진해운의 경우 미주 유럽에 편중된 노선 구조를 신흥시장인 남미와 아프리카 등으로 확대하기 위한 검토단계에 있으며 노후돼 효율성이 떨어지는 벌크선의 일부를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상선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유가 상승에 대비해 선박의 운항속도를 기존의 24노트에서 16노트로 줄여 연료비를 약 15% 절감하고 있다. 또 유가·환율·해적 등 해운업계에 악재가 될 수 있는 상시적인 위기관리시스템을 가동중이다. 또 기존의 동서항로(아시아~유럽 혹은 아시아~북미) 아시아~남미의 남북항로 확대하는 등 틈새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해운업계는 현재 금융권에 긴급 SOS를 요청한 상황이다.

금융권이 시황악화로 해운업계에 대출금 조기 상환 등 압박을 가하자 해운시황이 개선될 때까지 신조선 및 중고선박 도입과 관련해 원활한 자금을 공급하고 원금상환기한 연장해 줄 것을 요구했다. 채무 조정, 신규 지원 등의 운영자금과 선박금융에 대한 지원요청도 한 상황이다.

일부 선사들은 유동성 마련을 위해 선박 구조조정에 나섰다.

해운사들이 구조조정기금으로 선박펀드를 운용하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선박 매입을 신청하면 ‘세일 앤 리스백(Sale & Leaseback)’ 방식으로 매입이 이뤄진다. 해운사가 선박을 운항하면서 생기는 수익으로 4년에서 5년동안 리스료를 내다가 선박을 판 가격에 되사는 것이다.

지난달 재가동 된 선박펀드에는 10개사가 36척의 매입을 신청했지만 일부 대형산사들이 요청을 자체 철회하면서 22일 현재 10여개 내외의 선박이 매입심사를 받고 있다.

선사들은 현재 시가를 반영해 선박을 팔고 캠코 구조조정기금은 선가의 60%만 지원하며 나머지 40%는 금융권의 선순위 대출로 이뤄진다. 선사들은 2014년까지 지원금 상환에 대한 7%의 배당금을 지불해야 한다.

캠코는 선박매입심의위원회를 통해 △선박의 경제성 △선령(선박의 나이) △장기용선계약 체결여부 등을 기준으로 매입선박을 선정한다. 선령은 15년 미만을 조건으로 한다. 오는 11월 말 매입선박 대상이 확정되고 12월 지원이 본격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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