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뽀]'윈저'의 고향, 스코틀랜드 로얄 라크나가 가보니…

입력 2011-09-25 22:43 수정 2011-09-26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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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빅토리아 여왕이 ‘왕실 인증서’ 수여

▲윈저 원액을 생산하는 로열 라크나가 증류소의 내부 모습.
지난 23일 스코틀랜드에서 3번째로 큰 도시인 애버딘에서 차를 타고 2시간 가량 달려가자 작지만 전통이 느껴지는 증류소를 볼 수 있었다. 이곳이 바로 ‘윈저’를 비롯해 ‘조니워커 블루’ 등 디아지오의 최고급 위스키로 손꼽히는 브랜드의 원액을 생산하는 로얄 라크나가 증류소이다.

스카치라는 이름이 붙은 위스키는 모두 스코틀랜에서 만들어진 위스키다. 한국은 물론 전세계 판매량 1위인 윈저도 마찬가지인데 바로 세계 1위의 글로벌 주류회사인 디아지오가 자랑하는 로얄 라크나가(Royal Lochnagar) 증류소에서 생산된 원액으로 만들어진다.

이곳은 디아지오가 소유한 많은 위스키 증류소 가운데 가장 작은 크기의 증류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생산량도 가장 적다. 또 규모로 따지자면 스코틀랜드에 있는 100여개의 증류소 가운데 3~4번째 밖에 안되는 작은 곳이다.

규모와 생산량 모두 적은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최고급 위스키를 제조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임과 동시에 수많은 증류소 가운데서도 영국 왕실의 인정을 받은 단 3개의 증류소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로얄 라크나가 증류소의 이름에서 ‘로얄(Royal)’이란 칭호는 바로 영국의 ‘왕실 인증서(Royal Warrant)’를 받았기 때문이다. 1848년 이곳을 방문한 빅토리아 여왕과 왕실 가족들이 여기서 생산된 위스키의 맛과 품질에 반해 인증서를 수여했고 이후에도 에드워즈 7세와 조지 5세 또한 대를 이어 라크나가 증류소에 같은 칭호를 내렸다.

최근에는 1995년 찰스 황태자가 증류소 설립 150주년을 기념해 이곳을 방문하는 등 왕실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증류소이다. 특히 라크나가는 현재도 영국 왕실에 엄선된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또 한번의 왕실 인증을 받기 위해 철저한 준비 중에 있다.

▲디아지오의 마스터블렌더인 더글라스 머레이가 로열 라크나가에서 윈저이 맛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라크나가 증류소가 위치한 디사이드 지역은 그램피언 산자락의 맑은 공기는 물론, 디 강(River Dee)을 따라 흐르는 자연 그대로의 샘물로 인해 보호지역으로 지정될 정도의 환경을 자랑한다.

라크나가의 진정한 설립자인 존 벡이 이곳에 첫발을 딛자마자 “최고의 위스키를 제조하기 위한 ‘신이 내린 환경’”이라며 감탄을 금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을 정도다.

160여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은 최고의 위스키 맛을 지키기 위해 설립 때부터 사용했던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현재 세계 판매량 1위를 자랑하는 윈저의 인기 비결은 물론, 조니워커 블루 등 최고급 위스키의 맛을 지키는 것은 바로 전통을 따르는 방식에서 나온다는 판단에서다.

디아지오에서 6명 밖에 없는 마스터블렌더(Master Blender) 중 한 명인 더글라스 머레이는 “최근에는 많은 증류소가 자동화 방식으로 바뀌고 있지만 라크나가 증류소는 160여년 동안 이어온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의 맛을 변함없이 이어가야 한다는 점으로 매출보다 품질을 우선한다는 것이 우리의 자부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판매되는 윈저 역시 “철저히 한국인들 입맛에 맞도록 계산된 위스키”라며 “숱한 마케팅 실험을 통해 한국인들이 부드러운 맛을 좋아해 목넘김이 좋은 위스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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