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골프의 자존심 최경주(41·SK텔레콤)가 29일 개막하는 신한동해오픈 출전차 27일 한국에 왔다.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을 마치고 들어 온 것.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탱크’같은 힘으로 페어웨이를 종횡무진 누비는 최경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동하며 잠시 짬을 내 한국팬들에게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러 1년에 한두번은 고국을 찾고 있다.
최경주는 플레이오프 최종일 아쉽게 1타차로 연장전에 나가지 못했지만 보너스 상금 30만달러를 받았다. 최종일 경기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는 등 ‘징그럽게’ 안풀리던 아이언 샷을 갖고도 우승집념 하나로 4홀 남기고 극적인 버디를 2개나 잡아내며 공동 3위로 순위를 끌어 올렸다. 페덱스컵 출전이후 최고의 성적이다. 특히 1차전부터 서바이벌 형식으로 30명이 살아남아 플레이오프 최종전에 나간 것만으로도 최경주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는 2000년 미국진출이후 ‘제2전성기’에 버금갈 정도로 멋진 샷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평균 드라이버가 300야드를 넘기며 20, 30대가 주류를 이루는 미국과 유럽의 파워넘치는 전형적인 토종들의 틈바구니에서 생존자체가 신기할 정도다. 특히 최경주는 일단 드라이버 거리에서 크게 뒤진다. 평균 285.6야드로 137위에 그치고 있다.
이런 악조건에서도 올 시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을 비롯해 ‘톱10’에 8회나 들었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61.99%(98위), 그린적중률은 65.93%(62위), 샌드세이브 55.65%(16위), 스크램블링 60.87%(27위)를 기록하며 평균 69.99타(20위)를 쳤다. 최경주는 22개 대회에 출전해 443만4691달러를 챙겼다. 메이저대회 중에는 마스터스에서 공동 8위를 한 것이 최고 성적. US오픈을 포함해 4개 대회에서 컷오프됐다.
2000년 루키시절 손에 쥔 상금이 고작 30만달러. 그러다가 그는 지난 2007년 25개 대회에 출전해 메모리얼 토너먼트 등 2승을 올리며 458만7859달러의 상금을 따내 랭킹 5위에 들었다.
‘아홉수’에 걸려 2009년 우승없이 상금랭킹 93위(상금 96만8506달러)까지 추락했던 최경주는 지난해 다시 샷이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200만 달러 이상 상금을 벌어들여 랭킹을 33위로 끌어 올리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최경주는 언젠가 자신은 세계랭킹 1위는 될 수 없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체격조건이나 드라이버 비거리 등 톱스타들이 가진 그 특별함을 도저히 따라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한번쯤 상금왕에 도전할 만하다. ‘골프지존’타이거 우즈(미국)를 비롯해 필 미켈슨(미국), 어니 엘스(남아공), 비제이 싱(피지) 등이 모두 신통치 않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다 독주없이 신세대들이 춘추전국시대를 열어가고 있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