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외환증거금(FX) 거래가 급격히 확대하고 있다.
투자자가 거래할 때 FX회사에 내는 증거금 규모가 처음으로 1조엔(약 16조원)을 돌파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금융선물거래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증거금 규모는 9446억엔이었다. 이후 도쿄금융거래소와 오사카증권거래소가 운영하는 ‘거래소 FX’와 FX회사가 직접 제시한 가격에 거래하는 ‘점두 FX’에서도 계속 증가해 전체 증거금은 사상 처음 1조엔을 돌파한 것으로 관측됐다.
FX 거래는 적은 돈으로 거액의 외화를 매매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자산운용 수단 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
FX 거래자들은 용돈을 벌기 위해 FX 거래에 참여한 주부가 많아 ‘와타나베 부인’으로 불리고 있지만 최근에는 남녀를 불문하고 전문 투자자들이 느는 추세다.
증거금이 불어난 배경은 FX 거래 인기가 높아진 영향도 있지만 당국의 규제 강화도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일본 금융청은 급격한 환율변동으로 인한 개인의 손실을 막기 위해 증거금 배율 상한을 기존의 50배에서 25배로 낮췄다.
이에 따라 거래를 일정 규모로 유지하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증거금을 늘리면서 전체 증거금이 단숨에 확대했다는 것이다.
한 FX 업체 관계자는 “현재 증거금 배율 상한은 25배지만 평균을 내면 56배의 배율로 거래하는 투자자가 많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실제 거래 금액은 증거금의 6배 정도이기 때문에 FX 시장 규모가 외화예금과 같은 규모로 불어났을 것으로 추정했다.
배율을 평균 6배로 단순 계산하면 시장 규모는 6조엔. 이는 지난 7월말 5조6000억엔을 기록한 일본 내 외화 예금과 맞먹는 규모다.
FX 거래 확대는 엔화 가치를 좌우하는 주요인으로써도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FX 거래는 하루에 수 차례나 매매를 직접 할 수 있기때문에 엔 거래액은 외환시장 전체의 20~30%를 차지한다.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의 가라카마 다이스케 애널리스트는 “FX거래에서 개인 동향은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