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명물거리 터줏대감 최우진 사장이 1인시위 나선 사연은?

입력 2011-09-27 10:54 수정 2011-09-2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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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 거리에 대형 외식업체 ‘타코벨’ 입점… 7년째 운영하던 음식점 문닫을 판

▲거대자본에 밀린 소형 외식점주의 눈물.
“타코벨 관계자의 출입을 금지합니다”기자가 26일 찾아간 신촌 명물거리 내에 자그마하게 자리잡은 멕시코 음식점에는 이런 벽보가 덕지덕지 붙어 있다. 이달 16일 멕시코 음식점을 운영하는 대형 외식업체 타코벨이 이 곳에 들어선 이후 신촌 명물거리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당장 피해를 보는 곳은 타코벨 바로 맞은편 1m 거리에 있는 멕시코 음식점 ‘초이스타코’. 7년째 한 자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나름대로 안정을 찾았는데, 똑같은 아이템의 대형 외식업체가, 그것도 바로 앞에 건물을 통째로 사들이면서 당장 타격을 받고 있다.

초이스타코 주인인 최우진(55) 사장은 지난 8월15일부터 매일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당장 생존권이 걸린 문제여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게 최씨의 주장이다.

최 사장은 “2005년부터 7년 째 운영하고 있는데 미국에 본사를 둔 거대 다국적 외식업체인 ‘타코벨’이 등장으로 생계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당장 매출이 20~30% 떨어져 매장운영 자체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최씨는 국내 PC통신의 첫 세대였던 천리안의 개발팀장 출신이다. 현재 LG U+에 합병된 데이콤의 IT소프트웨어 기술자로 당시 국내 최고수준 대우를 받던 촉망받던 재원였다.

데이콤을 떠나 정보통신업체를 창업해 현재의 클라우드(값싼 PC에 접속해 각종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빌려쓰는 형태) 개념을 최초로 국내에 도입했지만 2003년 벤처 버블붕괴 이후 폐업했다.

그는 많은 빚과 함께 4인 가족이 반 지하 원룸에서 생활하는 빈곤층으로 추락해 동네 야채가게 배달원, 노점상 등을 거쳐 자가 소스개발과 멕시코 연수 등을 거쳐 2005년 연 것이 현재의 멕시코 음식점이다.

지금은 신촌의 명물로 자리잡은 “브리토 빨리 먹기대회”를 2007년부터 개최하는 등 이미 신촌에서는 유명인사지만 곧 신촌을 떠날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만 하면 가슴 한켠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최 사장은 “멕시코 음식점으로 빚을 차분히 갚는 희망이 타코벨 때문에 깨졌다”며 ”음식장사를 성실히 해 원룸에서 전세로 올라왔는데 다시 지하 단칸방으로 돌아가게 생겼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SSM 규제법의 강화보다 대자본 음식점의 규제가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450만명에 달하는 국내 자영업자 중 음식점을 하는 업자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그는 “대자본 음식점 하나가 개점함으로써 경쟁에 밀려 폐점할 수 있는 영세 음식점의 수가 훨씬 많다”며 “나 같은 매장이 하나 둘 씩 망하면 독점현상이 심화돼 소비자들의 피해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인터뷰가 끝나기가 무섭게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다시 1인 시위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한낮이 지나고 어스름이 질 무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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