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변동성 높은 장세가 이어지자 증권사들이 잇따라 주식거래 수수료를 면제하는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철새형’ 신규고객 유치를 통해 위탁매매 수입을 높이기 위해서지만, 겉만 번지르르한 속빈강정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대투증권은 온라인 증권거래 서비스 ‘피가로’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연말까지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한다. 온라인 주식거래의 경우 금액 제한없이 수수료가 무료이며, 스마트폰을 이용한 증권거래는 1년간 수수료가 공짜다.
또한 한화증권도 다음달 말까지 스마트폰, 태블릿 PC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주식거래 수수료 면제 혜택을 진행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도 온라인·태블릿PC 등을 이용한 주식매매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연말까지 진행하고 있다.
현재 업계 최저 수수료는 대신증권의 은행연계 온라인증권거래 서비스 ‘크레온’과 한화증권의 연계은행 주식계좌 ‘스마트C’의 0.011%.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이트레이드증권 등도 0.015% 수수료로 뒤를 잇고 있다.
지난 2000년대 초 키움증권 등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증권사들이 속속 등장, 업계 최저 수수료율(0.025%)을 내세우며 ‘1차 가격경쟁’이 펼쳐졌다. 이어 증권사들이 고객 기반을 넓히기 위해 은행연계 계좌에 더욱 낮은 수수료혜택을 부여한 데 이어, 최근 스마트폰 보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앞다퉈 수수료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주식거래 수수료 경쟁은 이제 ‘제살 깎아먹기’에 그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낮아질대로 낮아진 수수료로 이같은 인하카드는 변별력 혜택이 없어진지 오래됐다”며 “수수료 무료 이벤트 등도 증권사들이 자사브랜드를 띄우기 위해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고객들 눈속임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온라인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20%를 넘기고 있는 키움증권은 업계 두번째 수준인 0.015%의 주식수수료율을 받고 있지만, 폭락장세가 나타났던 최근 오히려 일평균 신규고객 계좌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뒤어어 미래, 삼성 등 증권사들의 점유율도 변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이상 주식수수료 인하카드가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는 것.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은행연계계좌에 수수료 인하는 개설수수료에 계좌유지 수수료, 시스템개발비, 인건비 등 오프라인 법인영업보다 이익을 거두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설명하며, “이미 낮아질대로 낮아진 주식매매 수수료 체계에서 증권사들이 과거 2008년과 같이 수수료 2차대전을 펼친다면 다같이 공멸하는 치킨게임으로 치닫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