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하게 들리지만 증권가에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증시 격언이다. 그만큼 주가가 바닥에 가까운 때라는 의미다. 투자에 실패해 자살하는 투자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사망률이 1위라는 한국에서 자살소식은 이제 뉴스거리도 되지 못할 정도로 흔한 일이 돼버렸다. 자살을 선택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주식투자 실패로 인한 자살소식도 흔하게 들린다. 특히 요즘 같은 급등락 장세는 투자자들에 큰 심리적 고통을 안겨주는 시기다. 투자에 실패한 자살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증시의 변동성이 극에 달했던 지난 8월에는 많은 개인투자들이 주식투자 실패를 비관,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여기에는 실적 올리기에 급급해 고객들에 무리한 상품판매 등을 조장한 증권사의 책임도 크다. 이러한 증권업계의 도덕적 해이는 투자자뿐 아니라 증권사 직원의 자살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대구에서는 K증권의 영업직원이 주가폭락으로 고객계좌에 투자손실 나자 아파트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21일에는 주변동료에 고객과 본인의 주식투자 실패에 대해 하소연해오던 D증권사 영업부 직원이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2008년 리먼 사태 당시에도 개인투자자는 물론 K증권을 비롯한 증권사 직원들의 자살이 잇따랐다. 증권가에서는 2008년에 이은 ‘자살 데자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증시 폭락 때마다 반복되는 증권가의 자살에도 불구하고 관련 대책은 미약하다는 점이다. 개인투자자가 자금을 융자받아 매매하는 신용융자거래는 증권사의 수수료가 짭짤하다는 이유로 여전하다. 임직원의 정신건강 관리를 돕기 위한 EAP(근로자지원프로그램)도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만이 실시하고 있다.
생명은 귀하다는 말조차 진부하게 느껴지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주식시장이 투기판이 아닌 건전한 투자의 장이 되기 위해서는 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제 주식투자 실패로 인한 자살뉴스는 그만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