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위기에 처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은행들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금융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현행 1.50%로 동결한다고 발표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트리셰 총재는 “집행위원회가 각각 10월과 12월에 시작하는 12개월과 13개월 만기 장기 대출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면서 “아울러 자산담보부 증권 매입을 재개해 400억유로(약 63조3980억원) 어치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ECB는 지난해 6월 1년 융자 프로그램으로 자산담보부 증권 600억유로 어치를 매입했다.
ECB는 이와 함께 정기적인 자본 충당 프로그램을 운영해 적어도 내년 7월까지는 은행들이 원하는 만큼 최대한으로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ECB는 시장의 금리 인하 요구를 거부하며 동결을 결정했지만, 트리셰 총재는 경제침체 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드러내 내달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리셰 총재는 “경제가 강력한 하락 위험을 맞고 있다”며 “현재 금융시장의 긴장과 자금 공급에 불리한 여건이 하반기 유로존의 경제성장 속도에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 집행위원들이 금리 인하를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전했다.
트리셰 총재는 “금리를 유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인하하는 것에도 찬반이 있었다”면서 “금리를 조정하는 쪽에 상당한 무게를 뒀지만 유지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8년 임기를 끝내고 이달 말 물러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