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계열사 퇴직연금 몰아주기로 인한 시장 교란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이한구 의원(한나라당)은 7일 국감자료를 통해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인 하이투자증권의 계열사 퇴직연금 적립금은 6월말 현재 5492억원으로 작년 5월말 11억원의 500배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또 현대중공업 계열사 적립금이 전체 적립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2.7%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HMC투자증권은 계열사 적립금이 6월말 현재 1조7003억원으로 작년 5월말 49억원의 347배에 달했다.
전체 적립금 중 현대차 계열사 적립금 비중은 작년 5월말 12.8%에서 올해 6월말 89.6%로 뛰었다.
롯데그룹 계열 롯데손해보험의 계열사 적립금은 작년 5월말 28억원에서 올해 6월말에는 80.2배인 2245억원으로 확대됐다. 작년 5월말 33.7%였던 계열사 적립금 비중은 올해 6월말 무려 95.4%로 높아졌다.
삼성그룹 계열인 삼성생명도 계열사 적립금 비중이 57.7%로 절반을 웃돌고 있으며, 삼성화재는 40.7%를 기록하고 있다.
한화그룹 계열 한화손해보험은 44.0%로 절반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을 운용하고 있는 사업자간 순위도 바뀌었다.
15개 대기업 계열 퇴직연금 사업자 중 HMC투자증권의 순위는 작년 5월말 12위에서 올해 6월말 2위로 수직 상승하면서 전체 51개 퇴직연금 사업자 중 6위로 올라섰다. 작년 5월말 15개 대기업 계열 사업자 중 꼴찌였던 하이투자증권은 6위로 껑충 뛰었다.
이 의원은 “대기업 계열사 간 퇴직연금 몰아주기는 동일 계열사 간 부당이익 제공행위”라며 “퇴직연금 수급권자인 근로자의 퇴직연금 사업자 선택권과 장기 안정적인 수급권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