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트윈스가 박종훈 전 감독의 후임으로 김기태(42) 수석코치를 선임했다.
LG 구단은 김 코치를 제10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7일 밝혔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향후 협상을 거쳐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2009년 9월 2군 감독으로 LG 유니폼을 입은 김 신임 감독은 2년 만에 LG 사령탑에 앉게 됐다. 박종훈 전 감독은 6일 성적 부진을 사유로 임기 3년을 남기고 자진 사퇴했다.
왼손 거포 출신인 김 감독은 현역 시절 정교한 타격과 장타력을 동시에 갖췄던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광주제일고와 인하대를 거쳐 1991년 쌍방울레이더스에 입단한 그는 강한 카리스마와 보스 기질로 이름을 날렸다.
데뷔 첫 해 홈런 27개를 날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1994년에는 홈런 25개를 때려 왼손 타자 최초의 홈런왕으로 등극했다.
이후 삼성라이온즈(1999년~2001년)와 SK와이번스(2002년~2005년)에서 뛰었고 2005년 은퇴했다.
현역 통산 성적은 타율 0.294, 249홈런, 923타점을 기록했다.
은퇴 후 일본으로 건너가 한신타이거즈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고, 2007년부터 요미우리자이언츠 코치로 활약해 일본야구에도 정통하다.
1년 반 동안 2군에서 유망주를 지도했던 김 감독은 LG가 내리막을 탔던 지난 7월 말 1군 수석코치를 맡아 시즌 끝까지 박 전 감독을 보필했다.
2군에서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했던 김 감독은 코치 시절 팀 성적이 저조하자 삭발을 하는 등 침체한 분위기를 바꾸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감독은 “기분이 얼떨떨하다. 능력 있는 선수들이 많은 만큼 잘 지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신임 감독으로서의 포부는 나중에 공식적인 자리에서 밝히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