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로 고전하는 한국·중국·일본의 조선업계가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하면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세계 조선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3국은 해상 플랜트와 에너지 효율성 개선으로 불황에 맞서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국은 2년만에 중국을 제치고 조선 건조 및 수주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 1~8월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액은 378억달러로, 중국의 103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중국은 낮은 인건비를 앞세워 단순 화물선과 소형 콘테이너선 등 범용선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려왔다.
그러나 인건비 상승에다 위안화 강세, 긴축 정책으로 1526사에 달하는 중국 조선업계는 자금 압박에 몰렸다.
중국 조선업계가 범용선 위주의 전략을 버리고 고부가가치 생산을 모색하는 이유다.
장쑤성의 조선사 양쯔장촨예는 최근 중국서 처음으로 에너지 절약 콘테이너선 4척을 영국 캐리스브룩에서 수주했다.
양쯔장촨예는 네덜란드에서 설계도를 주문, 첨단 기술을 도입해 연비를 30% 개선할 계획이다.
롱성중공은 프랑스 GTT에 연수팀을 보내 액화천연가스(LNG)선의 건조 기술을 배워오는 등 고부가가치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한국 조선 트로이카는 원화 약세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가운데 에너지 관련 선박과 초대형 콘테이너선 등의 우수한 건조 기술을 등에 업고 불황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은 그러나 조선소 규모가 큰 만큼 불황으로 잉여설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국 트로이카는 해저 자원 채굴에서 운반까지 모든 공정을 일원화하는 특수대형시설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설비(LNG-FPSO)’ 등 선박과 해상 플랜트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5월 로열더치셸과 30억달러 규모의 LNG-FPSO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3국 중 가장 열세인 일본은 엔고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은 세계 최고 수준인 에너지 절약 기술로 부진을 만회할 계획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증기를 재가열하는 방법으로 연비를 15% 이상 개선할 수 있는 LNG선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세계 선박 수주가 오는 2013~2014년이면 바닥을 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문은 환율 동향과 경기가 호전돼도 수급 격차가 해소하지 않으면 조선 불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며 업계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