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부호인 멕시코의 카를로스 슬림이 아프리카로 눈을 돌렸다.
슬림 가문이 지분 42%를 갖고 있는 중남미 최대 이동통신업체 아메리카모빌이 아프리카 기업 인수합병(M&A)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아메리카모빌은 중남미 전역에 방대한 통신망을 구축해 놓고 있다.
회사의 뷰유 현금은 내년에 126억달러(약 15조원)로 사상 최고치에 이를 전망이다.
스티플니콜라우스의 크리스 킹 애널리스트는 “아메리카모빌은 지난 6월말 기준 보유 현금이 75억달러에 달하며 매 분기마다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20억~30억달러의 현금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회사가 멕시코 통신회사 텔멕스의 지분을 100% 매입하기 위해 다음달 65억달러를 쓴다고 하더라도 내년에 현금 보유가 최고치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아메리카모빌은 최근 성장세가 느려져 막대한 현금을 이용한 새 사업기회가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의 집계에서 전문가들은 아메리카모빌의 올해와 내년 매출 증가율이 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회사 역사상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중남미 이동통신시장은 이미 성숙해 성장에 한계에 달했다는 평가다.
중남미 경제를 이끄는 두 축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모바일 기기 수가 이미 인구보다 많다.
팀 그리스키 솔라리스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아메리카모빌은 현금을 많이 갖고 있고 현금흐름도 좋다”면서 “회사는 발전을 위해 중남미를 넘어선 새로운 곳을 찾을 필요가 있고 휴대폰 보급률이 낮은 아프리카가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슬림은 순자산이 740억달러에 달해 올해 3월 미국 포브스지가 선정한 세계 부자 1위 자리에 올랐다.
그는 통신뿐 아니라 소매업, 광산, 금융, 건설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체를 갖고 있다. 그는 뉴욕타임스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슬림은 M&A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메리카모빌은 지난 10년간 800억달러 이상을 M&A에 투입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콜롬비아와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등으로 시장을 넓혔다.
회사는 앞으로 2년 안에 10억달러를 투자해 칠레와 페루,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에서 M&A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스티플니콜라우스는 아메리카모빌의 유력한 M&A 대상으로 밀리컴인터내셔널셀룰러를 꼽았다.
밀리컴은 아메리카모빌이 아직 진출하지 않은 남미의 볼리비아는 물론 르완다와 차드 등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 통신망을 갖고 있다.
아메리카모빌의 최고경영자(CEO)이며 슬림의 사위인 다니엘 하지는 지난 3월 한 인터뷰에서 “유럽과 아프리카, 아시아 등에서의 M&A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