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자들의 낮아진 눈높이가 증시에 호재가 될까.
3분기 어닝시즌을 앞두고 ‘주식회사 미국’의 실적이 둔화하겠지만 예상보다는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현지시간) 금융기관을 제외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3분기 주당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09년 말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이들 기업의 주당순익은 지난 2분기 19% 증가했으며 1분기에는 20% 늘었다.
문제는 향후 전망 역시 밝지 않은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주요 기업들은 3분기를 비롯해 향후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업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와 에어컨 제조업체 잉거솔랜드는 수요 감소 탓에 3분기 실적 전망치를 햐향 조정했다.
투자자문사 발앤게이너의 매튜 맥코믹 분석가는 “9%를 웃도는 미국의 실업률과 함께 정부 부채 문제에 대한 정치적 대립, 국가신용등급 강등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의 자신감이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금융권 S&P500 기업의 순익은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각각 12%, 9% 증가해 증가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0%에서 1.6%로 하락할 것으로 점쳐졌다.
지난 8월 소비지출 증가율은 0.2%로 전월의 0.7%에서 둔화됐다.
개인소득은 0.1% 줄어 지난 2009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증시에서는 미국이 최고 국가신용등급인 ‘AAA’를 박탈당한 8월 5일 이후 6조달러(약 7036조원)가 증발했다.
3분기에 S&P500지수는 14% 빠졌으며 범유럽 스톡스유럽600지수는 17%,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지수는 16% 폭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2008년 이후 최대폭으로 미끄러졌다.
미국에서는 11일 장 마감 후 다우지수 구성 종목인 세계 최대 알루미늄업체 알코아를 시작으로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어닝시즌이 개막한다.
전문가들은 알루미늄 가격 상승에 힘입어 알코아의 3분기 주당순익이 전년 동기의 9센트에서 23센트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알코아에 이어 펩시, 구글, JP모건체이스 등 굵직한 기업들이 이번주 실적을 발표한다.
일각에서는 기대치가 낮아진 만큼 실적이 우려보다는 양호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벨에어인베스트먼트자문의 게리 플램 매니저는 “S&P500 기업들의 순익 전망치가 7월 말 16% 증가에서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면서 “이는 기업들이 실제로 발표하는 실적이 예상에 부합하거나 상회하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에 따르면 지난 7일 현재 S&P500 기업 가운데 3분기 실적 전망치를 내놨던 436곳 중 174곳이 이를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