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공포가 진정될 조짐이다.
중국 정부가 중소기업이 많이 몰려 있는 저장성 원저우시 기업들에 대한 신용경색을 완화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면서 금융위기 우려가 완화됐다고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원저우시는 최근 고리 사채 시장에서 돈을 빌린 수 많은 기업들이 자금난에 줄도산하면서 중국판 서브프라임 사태를 맞게 될 수 있다는 공포가 커졌다.
서브프라임 사태는 지난 2007년 미국에서 자신의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렸던 비우량 고객들이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파산하고 그 여파로 금융기관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은 것을 가리킨다.
서브프라임은 이듬해 리먼브러더스 파산 등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최근 중국도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당국이 은행권의 대출을 제한하자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고리의 사채를 빌려쓸 수 밖에 없게 됐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와 위안 절상 등으로 수출에 주력하는 대부분 중소기업이 타격을 입으면서 이들에게 자금을 대준 사채 시장도 급격히 흔들리게 됐다.
원저우시 당국은 관내 36만개 중소기업 중 5분의 1이 자금난에 영업을 중단한 상태라고 전했다.
인민일보 등 중국 언론들은 원저우시 상황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와 흡사한 상황이라며 당국의 조속한 조치를 촉구했다.
이에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주 ‘국경절’ 연휴 기간 원저우를 방문해 은행들에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 공급을 확대하고 정부는 세제혜택을 더 많이 제공할 것을 지시했다.
왕타오 UBS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중앙정부의 개입으로 사채 시장발 금융위기는 최악의 순간이 곧 끝날 것”이라며 “사채 시장의 규모는 정상적인 금융시스템보다 작아 이에 대한 우려는 과장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원저우시는 중앙정부와 시중은행의 도움을 받아 앞으로 수개월간 기업과 이들이 짊어지고 있는 채무에 대한 개편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21세기 비즈니스헤럴드는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금융당국이 원저우시 기업들에 대한 대출 한도를 1000억위안(약 18조원) 늘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