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이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환율조작국 제재법을 통과시켰다.
미 상원은 11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고 찬성 63, 반대 35로 환율조작국 제재법안을 가결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 법안은 특정국가가 환율을 조작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안은 저평가된 통화 가치를 부당한 보조금으로 간주해 상계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미국 기업과 노동조합이 상무부를 상대로 외국 정부의 환율조작 의혹에 대해 조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회에 제출된 법안에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법안을 발의한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의원 등은 환율조작국 제재법안의 대상이 중국임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환율조작국 제재법이 하원에서 통과되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최종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환율조작국 제재법이 하원을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이 법안은 미국 국민들의 깊은 좌절을 반영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관영언론인 신화통신이나 외교부 성명 등을 통해 미국이 무역전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난하면서도 위안화 가치를 올리는 양면책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외환교역중심이 이날 고시한 달러·위안 환율은 6.3483위안으로, 위안 가치는 지난달 30일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한편 이날 환율조작국 제재법 통과와 함께 일자리 법안이 부결되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향후 대선가도에 먹구름이 끼었다.
상원은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제안한 4470억달러 일자리 창출 법안에 대해 표결해 48명이 반대표를 던져 부결시켰다.
표결에서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상원의원 정원 100명 중 총 60명의 찬성을 확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