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경재씨 휘청이던 기업은행 살려내고, ‘최고의 검사’명성 둘째 명재씨 총장 역임
셋째 정재씨 재무부 요직뒤 금감위장 지내, 넷째 병재씨 우리은행 부행장거쳐 파이낸셜 대표
정·관계를 비롯 법조계, 금융계에서 수재는 물론 형제간 우애가 두터워 주위의 덕망과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는 명문가문(名門家門)에 대한 세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의 전통 명문가에 대해 조명해본다.
경북 영주의 4재(才)라 불리는 이씨 가문은 신흥 금융 명문가로 명망이 높다. 6남매중 첫째인 이경재(72)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은 경북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60년 행정고시에 합격했지만 61년 한국은행에 입행해 감사를 거쳐 금융결제원장, 중소기업은행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01년~2004년에는 동양대학교 경영학과 초빙교수로 대학 강단에 서기도 했다.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이면서도 원칙과 소신이 분명한 이 의장은 지난 98년 기업은행장으로 취임,외환위기로 휘청이던 기업은행을 2년만에 탄탄한 흑자은행으로 탈바꿈 시킨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변호사인 둘째 명재(68)씨는 서울대 법대 졸업후 사법고시(11회) 합격 전에 외환은행을 다녀 금융계와 인연이 있다. 대검 중수부장, 서울고검장을 거쳐 2002년에는 검찰총장을 지냈다. 검사 시절 장영자 어음사기사건,명성그룹사건 등 대형 경제사건을 해결, 화제를 모았다.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인 셋째 정재(65)씨는 행시 8회로 재무부에서 이재국장 등 핵심요직을 거쳤다. DJ 정부때 이헌재 전 재경장관이 금감위원장시절 금감원 부원장을 맡아 함께 일한 계기로 금감위 부위원장에 발탁됐고 재경부 차관을 지내며 저축은행, 가계부채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 능력을 발휘했다. 2003년에는 금감원 노조를 대상으로 실시한 금감원장 후보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햇으며 이어 금감위원장에 발탁됐다.
경재·명재·정재 씨는 경북고-서울대를 나란히 졸업한 수재들로 한국은행 자금부장, 서울지검 특수부장, 재무부 이재국장 등 요직을 두루 섭렵, 3재로 불리며 주목을 받았다.
관가에서는 이들 3형제를 두고 경북 영주에 3명의 수재가 배출됐다며 칭송이 자자하다가 지난 2004년 넷째인 병재(62)씨가 우리은행 부행장에 오르면서 영주의 4재 로 별칭이 바뀌었다. 병재씨는 현재 우리파이낸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유일한 여성인 춘재(70)씨는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동대학 명예교수로 있다.
이들 형제들이 명문가로 발돋움하게 된데는 지난 7월 작고한 모친인 고(故)권옥경 여사의 가르침이 컸다고 한다. 자식들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철저한 믿음과 격려가 명문가 자녀교육의 비결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