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점령’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시위대의 난동으로 미국 의회의 의사일정까지 일시 중단됐다.
반전운동가 10여명은 13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DC의 의회 레이번 빌딩에서 열린 하원 군사위원회의 테러 대책관련 청문회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의회경찰에 의해 강제로 퇴장당한 뒤 체포됐다.
시위대는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과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이 출석한 이날 청문회에서 하워드 매키언 위원장의 수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반전 구호를 외치면서 회의진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
자신을 이라크전 참전 군인이라고 밝힌 한 젊은 남성은 “우리는 사람들을 죽였다”며 “나는 우리가 사람들에게 한 짓을 목격했다”고 소리를 지르다 의회 경찰이 끌어내자 심하게 몸싸움을 벌였다.
소란이 계속되자 매키언 위원장은 잠시 휴회를 선언한 뒤 다시 회의를 속개했으나 한 여성이 또다시 소리를 질렀으며, 또다른 여성은 패네타 장관의 모두발언을 방해하기도 했다.
의회 경찰은 이달초 워싱턴DC에서 시작된 ‘DC를 점령하라’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의 난동이 계속되자 한때 건물 출입을 통제하고 시위 중단을 촉구하는 경고 방송을 하기도 했다고 의회 전문지 더힐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프리덤 광장과 맥퍼슨 광장 등에서 진행되는 워싱턴DC 점령 시위에 대해 “시내 도심의 사무실건물 운영업체들이 불만을 표시하는 등 비판 여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고 전했다.
비판론자들은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쓰레기로 골치를 앓고 있는 데다 안전문제도 발생하고 있다”며 시위대에 자제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