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롯데면세점 갈등 진짜 이유는?

입력 2011-10-14 08:59 수정 2011-10-1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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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세점을 떠나 롯데면세점에 새 둥지를 틀기로 했던 구찌가 돌연 롯데에게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표면적으로는 구찌의 인천공항 롯데면세점 입점 지연이 이유로 제기됐지만, 그간 명품업체와 국내 유통사 간의 관계를 봤을 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 구찌와 롯데간 갈등의 진짜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구찌는 인천공항 롯데면세점 입점 지연을 이유로 롯데면세점에 약정 이행을 촉구하는 최고장을 발송했다. 구찌측은 “애초 올해 8월 인천공항 롯데면세점에 입점키로 했지만 롯데측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대며 입점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사업기회 상실과 브랜드 가치 하락 등 유·무형의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고장 발송 이후 조속하게 입점이 진행되지 않으면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구찌는 지난 8월에 점포 1개를 추가로 개장하기로 롯데면세점과 합의하기 전까지만 해도 롯데에서 1개 매장을 운영중이었다. 갑작스런 입점 계약은 신라면세점의 루이뷔통 유치 때문. 신라면세점이 파격적인 조건으로 루이뷔통을 유치하자 구찌 역시 같은 수준을 요구했지만 이를 거절당하자 신라를 등지고 롯데에 새 둥지를 틀기로 했던 것이다.

하지만 롯데로의 입점도 순탄치 않았다. 지난 8월 입점이 늦어지면서 일부 언론에서는 구찌가 롯데면세점에게 법적 소송을 검토한다는 내용을 기사화했다. 당시 구찌측은 “소송에 대해선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부인했고, 롯데면세점은 “매장 공사에 필요한 자재를 유럽에서 들여오는 일정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입점 지연 이유를 해명했다.

롯데면세점은 이번 소송과 관련해서도 “공항공사와 잘 협의가 진행되고 있고 조만간 매장을 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당시와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양사가 내놓은 표면적인 이유와 달리 소송까지 불사하려는 갈등의 진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8월 구찌 매장의 입점 승인에 대한 서류를 공사에 제출하면서 정작 누가(구찌가) 들어온다는 내용은 없었다. 롯데의 면세점 사업 경력에 비춰봤을 때 이러한 서류상 오류가 과연 가능한건지, ‘의도된 실수’로 구찌의 입점을 의도적으로 늦추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갈등의 배경에는 구찌가 롯데 대부분의 면세점과 백화점까지 대부분의 매장 수수료를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인것 같다”며 “신라에서 ‘팽’ 당한 구찌가 수수료 때문에 롯데와도 갈등을 빚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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