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 아래 전세계에 자본주의에 대한 분노의 불씨를 지핀 시위대가 뉴욕에서 14일(현지시간)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 시장은 지난 12일 시위대의 거점인 맨해튼의 주코티 공원을 방문해 시위대에게 공원 청소를 위해 14일 자리를 비워줘야 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이는 공원 소유주인 부동산업체 브룩필드오피스프로퍼티(BOP)가 시위대가 공원을 너무 비위생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뉴욕 당국에 항의한데 따른 것이다.
월가 시위대가 지난달 17일 이 공원을 점령한 후 시위대는 텐트와 매트리스를 설치했고 쓰레기통에는 음식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다.
BOP의 리처드 클라크 최고경영자(CEO)는 레이몬드 켈리 뉴욕시 경찰국장에게 항의 서한을 보냈다.
그는 이 서한에서 “계속되는 노숙 시위로 공원의 위생상태가 매우 악화됐다”면서 “공원 인근 주민과 회사원들로부터 이를 우려하는 수백 건의 전화나 이메일을 받았다”고 전했다.
BOP측은 14일 오전 9시 시위대를 내보낸 뒤 대청소를 할 계획이다.
청소가 끝난 후에는 캠핑 금지 등의 규정을 철저히 이행할 방침이라고 BOP는 밝혔다.
시위대가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대청소를 계기로 시위대와 경찰의 물리적 충돌도 우려된다고 WSJ는 전했다.
한편 시민들의 시위대에 대한 지지는 갈수록 늘고 있다.
시위대의 재정기구인 피트 두트로는 13일 시위대에 대한 시민들의 기부금이 15만달러(약 1억7000만원)를 넘었다고 밝혔다.
피트 두트로는 “기부금이 우편과 시위대의 2개 웹사이트를 통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별도로 시위대의 주장을 담을 공식 발행물인 ‘월가를 점령하라 미디어’를 위한 자금도 7만5000달러 이상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