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는 엑스포에 참석 안하는 방향으로 해야겠습니다.”
올해로 9회를 맞는 ‘KRX 엑스포’는 한국거래소가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을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 등에게 기업 소개를 할 수 있게 만든 자리다. ‘KRX 엑스포’는 상장사들만 누릴 수 있는 일종의 혜택인 셈이다.
한국거래소는 이번 엑스포가 176개 상장사가 참여해 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지만 실제 참여한 상장사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이번 박람회에 역대 최대 상장사가 참여했지만 엑스포가 열린 장소가 협소했기 때문이다. A상장사 임원은 “지난해보다 기업은 늘어났다고 하지만 장소가 협소할뿐더러 3층에 있어서 코엑스에 온 사람들도 들리지 않는다”며 “시작 첫날이지만 실제로 엑스포를 관람하러 오는 투자자들도 확 줄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167개사가 엑스포에 참여했지만 엑스포가 열린 장소는 전시회장 규모가 큰 코엑스 1층 A홀이었다. 그러나 이번 엑스포는 전시회장 규모가 작은 3층 A홀에서 열렸다. 두 전시회장의 규모는 1층 A홀이 1만368㎡ 3층 A홀이 8010㎡다. 업체는 늘어났지만 전시회장 규모는 줄어들어 참가기업들이 답답함을 느낄 만 했다.
또 다른 상장사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의 준비가 허술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람회 이전에 참석자 명단을 사전에 등록했지만 현장에 와보니 전산망에 등록돼 있지 않았다”며 “다시 참석자들의 이름을 써내라고 해 황당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상장기업들과 미팅을 위해 찾은 투자자들과 바이어들의 불만도 폭주했다. 전시장 한편에는 1대1 미팅룸을 만들어 놨지만 미리 정해놓은 시간과 장소가 자주 변경됐기 때문이다.
기자가 엑스포 행사장을 방문했을 때는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의 축사가 끝나고 오페라와 국악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무대 근처에 있는 기업들은 서로 말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시끄러워 이 또한 상장사들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했다.
거래소가 ‘KRX 엑스포’를 매년 진행하는 형식적인 행사라고 생각하기 보단 상장사를 위하는 진정한 행사로 성장하길 상장사 관계자들은 바라고 있다.